SSG 김광현. 동아일보DB
올해 연봉 81억 원을 받은 김광현 덕에 각 구단이 FA 시장에 쓸 수 있는 총액이 20억 정도는 올라갔기 때문이다.
단, ‘디펜딩 챔피언’ SSG도 이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 기뻐하는 김광현. 동아일보DB
그러면서 올해 연봉으로 81억 원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류선규 SSG 단장은 “비FA 다년 계약으로 계약금이 없는 점을 고려했
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연봉 ‘몰방(沒放)’이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 제도) 도입을 앞둔 포석이라는 걸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2021, 2021년 각 구단 몸값 상위 40인 연봉 총액. 한국야구위원회(KBO) 제공
만약 SSG에서 김광현이 빠지고 올해 프로야구 평균 연봉(1억5259만 원) 선수가 대신 들어갔다면 샐러리캡은 109억4954만 원으로 약 4억7700만 원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실제로 SSG에서 40번째 연봉을 받는 선수는 이보다 연봉이 적을 확률이 높다.
1년에 5억 원만 잡아도 ‘표준 FA 계약 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 4년간 20억 원을 벌어준 셈이다.
지난 ‘스토브리그’ 기간 비FA 계약을 맺은 박종훈(왼쪽)과 문승원. SSG 제공
그 결과 SSG는 저 네 선수 연봉 총액을 최소 88억4167만 원 줄인 상태에서 새 시즌 준비를 시작할 수 있다.
제도 도입 전에 샐러리캡을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제도 도입 이후에 샐러리캡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도록 전략을 짠 것이다.
SSG 류선규 단장. 동아일보DB
올해 연봉 10억 원을 받던 이재원(34) 역시 SSG와 FA 계약을 다시 맺는다고 해도 이 정도 조건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렇게 올해 연봉에서 100억 원이 빠져도 148억7512만 원으로 샐러리캡 기준을 34억 원 이상 넘어서게 된다.
물론 내년에도 연봉 차등 지급 등을 통해 SSG가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롯데 이석환 대표(왼쪽)와 박세웅. 롯데 제공
올해 연봉 총액 76억9886만 원을 쓴 롯데는 이대호(40)의 은퇴로 여기서 8억 원이 빠진다.
그런데 샐러리캡 도입을 앞두고 박세웅(27)과 5년 총액 90억 원에 비FA 계약을 맺으면서 샐러리캡 15.8%(18억 원)를 먼저 채운 상태로 시즌 준비에 돌입하게 됐다.
얼핏 보면 리그 전체 샐러리캡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박세웅 계약은 오히려 롯데가 손해처럼 보이기도 한다.
롯데 성민규 단장. 동아일보DB
그러나 2026년 이후 샐러리캡까지 염두에 둔다면 이 결정이 꼭 나쁜 결정이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성민규 단장 부임 이전까지 롯데가 리그에서 연봉 1위 팀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성 단장이 롯데를 ‘돈은 가장 많이 쓰지만 성적은 가장 나쁜 팀’에서 적어도 ‘그래도 돈은 적게 쓰는 팀’으로 바꾼 건 확실하다.
성 단장의 ‘프로세스’가 이번 FA 시장에서는 어떤 결말을 맺을까.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