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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복, ‘MBC 탑승 불허’에 “좋게 생각합시다”…野 “협박하냐”

입력 | 2022-11-14 14:21:00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하고 있다. 2022.09.14. 사진공동취재단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4일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와 관련해 “좋게 생각합시다”라고 말해 야당 의원들의 뭇매를 맞았다.

이 수석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MBC 전용기 배제는 언론 길들이기’라는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언론을 길들이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두고 봐도 될 것”이라며 “그런 프레임으로 자꾸 공격하지 말고 같이 좋게 생각합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고 의원은 “지금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한테 좋은 쪽으로 하라고 훈계하는 것인가”라며 “지금 여기서 장난으로 얘기하는 줄 아나. 뭐 하는 태도인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이 수석은 “같이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좋지 않느냐”라며 “저희도 충분히 조심하면서 하겠다. (의견은)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 수석의 발언에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한병도 의원은 “의원 질문에 기분이 나쁘고 거슬린다고, 생각이 다르다고 대통령실을 대표해서 온 수석이 지금 협박하는 것인가”라며 “뭐 합시다? 반말하시나”라고 비판했다.

박정 의원은 “팔짱을 끼고 답변하는 태도가 정말 보기에는 좋지 않았다”며 “‘합시다’라는 것이 지역의 사투리든 뭐든 지역 특성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경시하는 태도로부터 나왔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소속인 우원식 예결위원장은 “아주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며 “국민을 가르치려는 태도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오만방자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 수석은 “말이 짧다 보니까 거칠게 들으셨다고 그러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조심하겠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반면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이철규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서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듣는 분들의 입장에서 불편하게 들릴 수 있었겠지만 비속어도 아니고 막말도 아니다”라고 옹호했다.

이 의원은 “국무위원을 상대로 질의를 하면서 사실관계를 추궁하는 것은 좋지만 죄를 지은 범인도 아닌데 윽박지르고 강요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