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단지명에서 ‘안단테’ 빼달라”…이한준표 LH 첫 과제된 ‘아파트 브랜드’

입력 | 2022-11-14 14:23:00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마련된 현장접수처에 사전청약 관련 안내물이 마련돼 있다.(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2022.1.17/뉴스1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공분양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단지이름 ‘안단테’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한준 신임 LH 사장에 공공임대 아파트의 입주민이 브랜드(상표)를 정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정부는 실수요자 입맛에 맞게 공공분양·임대 아파트의 민간 브랜드 적용을 늘려간다는 입장이나 입주민들 사이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LH에 따르면 안단테는 주공그린빌, 뜨란채, 휴먼시아, 천년나무에 이어 새로 발굴한 프리미엄 브랜드다. 공공임대를 제외한 공공분양에만 적용되며, 민간 아파트와 견줄 만한 품질의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지난 2020년 LH가 연구용역비로 약 5억원을 들여 만든 새 브랜드로 기존 공공분양 브랜드가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련했다.

그러나 입주 예정자들이 ‘전국안단테연합회’를 결성하며 단지명에서 안단테를 뺄 것을 주장하며 첫 분양도 전에 암초에 걸렸다. 예컨대 인천 검단지구에서 GS건설이 시공하는 안단테를 ‘자이’나 자체 브랜드로 바꿔 달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안단테로 분양을 마친 단지는 전국 20개, 1만7300여 가구로 내년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이러한 가운데 원희룡 장관이 이한준 사장에게 공공임대 아파트에도 입주민이 원하는 아파트 명칭을 사용하게 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 이달 내로 실행계획을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LH는 이 사장의 취임과 동시에 내부적으로 관련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미 LH는 신혼희망타운에 대해서 단지명을 아파트 입주민이 희망하는 경우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정할 수 있도록 내부 지침을 고쳤다.

입주 예정자 측에서는 공공임대와 공공분양 사이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셈이다.

아파트 단지 이름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유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결의 후 관할 지자체의 승인을 받으면 된다. 입주 후 변경은 행정절차와 도색 등에 시간과 비용이 소모돼 입주 전에 단지명을 변경하려는 것이 입주 예정자의 요청이다.

LH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LH는 “브랜드 론칭(사업개시) 이후의 공공분양주택은 입주자모집공고문에 적용 여부를 고지해 분양 및 계약하고 있으며, 입주 시에 공고문 내용대로 브랜드를 적용해 수분양자에게 인도해야 할 계약상의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LH 관계자는 “신희타는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이 혼합돼 있어 주민들 사이 갈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주민들의 단지별 브랜드를 허용한 것이다”라며 “LH 명칭을 삭제하는 것과 다른 문제다”고 언급했다.

LH와 단지명이 더해진 공공임대 아파트에서 회사명인 LH를 빼는 것과 LH가 들어가지 않은 공공분양 아파트에서 단지명인 안단테를 빼는 것은 상황이 다르다는 의미다.

문제는 정부가 50만가구 규모의 공공분양 공급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50만호 공급계획에 대해 별도 브랜드를 사용하기보다는 기존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분양은 기본적으로 LH 브랜드가 들어간다”고 답했다.

공급 물량의 30% 이상을 민간 협업형으로 추진하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나 결국 모든 공공분양 물량이 민간 브랜드를 통해 공급되기는 어렵다.

또 정부의 재원이나 기금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마련된 공공 아파트에서 공공을 지우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을 수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주 예정자들의 민원으로 안단테가 LH의 브랜드임을 전 국민이 알았다”며 “오히려 (입주민) 스스로 안단테가 무조건 안 좋고 저품질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