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헬스장 출입 금지 조치에 반발하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 트위터 ‘NasimiShabnam’ 갈무리
여성의 놀이공원 출입을 제한한 탈레반이 공중목욕탕과 헬스장까지 여성의 출입을 제한하는 등 노골적인 차별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권선징악부 모하마드 아키프 대변인은 “대부분 남녀가 함께 있었고 히잡도 착용하지 않았다”며 여성의 헬스장 출입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탈레반 측은 요일을 정해 여성과 남성을 번갈아 출입하게 하는 등 여성의 놀이공원·헬스장 이용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켜지지 않아 금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성의 함맘(이슬람 전통 공중목욕탕) 이용도 금지한다. 이제 모든 집에 목욕탕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카불을 시작으로 일부 지역에 ‘여성 전용 헬스장’이 생겼고 여성들은 이곳에서 부르카(신체 전부를 가리는 이슬람 전통 의상), 히잡 등을 입고 여성 헬스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으며 운동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하며 차별적인 정책이 다시 도입됐다. 여성들은 등교, 직장 출근, 장거리 여행 등이 금지됐고 놀이공원에 이어 헬스장까지 출입할 수 없게 됐다.
아프가니스탄계 영국인이자 사회 운동가인 샤브남 나시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의 정책에 반발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공유했다. 이들은 “탈레반은 우리의 공부할 권리를 박탈했다. 우리는 일을 할 수도 없다”며 “이제 체육관에서 운동도 할 수 없다. 우리에게는 더는 아무것도 할 권리가 없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한 여성 헬스 트레이너는 AP 통신을 통해 “탈레반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헬스장은 남성과 여성이 분리된 채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목요일 탈레반 권선징악부에서 왔다고 밝힌 남성 2명이 헬스장의 모든 여성을 퇴장시켰다고 말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