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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이사 “인플레 억제, 갈 길 멀고 또 멀다”

입력 | 2022-11-14 16:19:00


뉴욕=AP뉴시스 


최근 발표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확연한 둔화세를 보였지만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아직갈 길이 멀고 멀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UBS 주최 금융컨퍼런스에서 월러 이사는 최근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따라 글로벌 주가가 급등하는 등 자산 랠리 현상에 대해 “시장이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 (10월 CPI는) 좋은 소식이지만 한 시점의 데이터일 뿐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연준 내 ‘매파’로 분류된다. 

그는 “현재 시장  랠리는 7월에 봤던 그 상황”이라며 “아직 인플레이션 억제까지 갈길이 멀고 또 멀다”고 덧붙였다. 7월 연준의 피봇(정책전환)이 머지 않았다는 피봇론이 힘을 받으며 증시가 급등하다 8월 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상승분을 반납했던 것을 언급한 것이다. 

앞서 10일 발표된 미국 CPI 상승률은 7.7%로 9월(8.2%)에서 낮아졌을 뿐 아니라 중고차, 옷, 신발 등 상품 물가 전반의 하락세로 나타나 인플레가 정점을 찍었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올해 6월 이후 최고의 상승폭을 보였다. 

하지만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여전히 주거비, 에너지 물가가 불안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11일 발표된 미시건대 장기(5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8월 2.9%에서 9월 2.7%로 내려오다가 10월(2.9%), 11월(3.0%)로 두 달 연속 오른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연준의 목표치인 2%에서 여전히 거리가 있는 것이다. 

월러 이사는 “마침내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다는 증거가 나타난 것은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실제로 (금리인상에) 브레이크를 밟을 것인지 고려하기 전에 계속해서 물가가 내려가고 있다는 지속적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CPI 상승률 7.7%도 높은 수준이다. (금리 인상) 속도 보다 어디까지 이를 것인지가 중요하다. 우리는 물가 그 자체만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12월에는 0.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 월러 이사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은 향후 0.5포인트 인상으로 금리 상승 속도를 낮추는 것을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다음 FOMC 회의는 12월 13, 14일 열린다. 13일에는 11월 CPI 보고서 발표가 예정돼 있다. 다음달 13일에도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확연하다면 연준의 최종금리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