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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재용 회장, 이번주 빈살만-나델라-베닝크 잇달아 만날 듯

입력 | 2022-11-15 03:00:00

방한 글로벌 리더와 협력 논의
‘이병철 창업회장-이건희 선대회장’
삼성, 호칭 정비… 세대교체 공식화
창업회장 35주기 전날 18일 추도식




회장 승진 후 지방 협력사와 사업장을 방문하면서 사업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리더들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적으로는 이 회장의 승진 이후 선대회장들의 호칭을 재정비하는 등 세대교체를 공식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회장은 이번 주 명실상부한 삼성 회장으로서 대외 경영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갈수록 확대되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사티아 나델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페터르 베닝크 네덜란드 ASML CEO 등 이번 주에 방한하는 해외 거물들과 잇달아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후 17일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이 회장뿐만 아니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을 함께 초청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차담회를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빈 살만 왕세자와는 700조 원 규모의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에서 한국 기업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나델라 CEO와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 최첨단 정보기술(IT) 사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베닝크 CEO는 16일 경기 화성시에서 열리는 반도체 클러스터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다. ASML은 삼성전자가 최근 대만 TSMC와 초미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연간 생산 50대 안팎 수준인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 수급이 중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 회장은 2020년 10월과 올해 6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직접 찾아 베닝크 CEO에게 EUV 장비의 원활한 공급을 요청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또 그동안 모두 ‘선대회장’으로 불렀던 고 이병철 회장과 고 이건희 회장의 호칭을 각각 ‘창업회장’, ‘선대회장’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이병철 회장의 35주기를 기점으로 외부에도 알릴 예정이다. 35주기인 19일이 토요일이어서 추도식은 전날인 18일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지난달 이 회장의 승진 이후 3세로의 세대교체를 공식화하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창업회장은 ‘사업을 통해 나라를 이롭게 한다’는 ‘사업보국’을 기치로 내세웠다. 이 선대회장은 질(質)을 중시하고 인재와 기술을 우선시하는 ‘신경영’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며 상생을 강조했다. 첫 행보로 지난달 28일 광주의 협력사 디케이(DK)를 찾았다. 이달 8일에는 부산의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상생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것에 더해 ‘뉴 삼성’의 미래에 대한 방향성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윤곽은 연말 인사나 새해를 맞는 신년사에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비전은 조직 개편 이후 ‘뉴 삼성’ 진용을 갖춘 뒤 제시하는 게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