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미중 정상회담에는 지난달 열린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신임지도부로 발탁된 시 주석의 측근들이 대거 배석했다.
● 전랑 외교 선봉 왕이, 시 주석 옆에 배석
시 주석의 오른쪽에는 왕이 외교부장 겸 중앙정치국 위원, 왼쪽에는 ‘시진핑의 복심’으로 꼽히는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이 자리를 잡았다.
‘칠상팔하’(七上八下·67세 이하는 승진, 68세부터 퇴진)‘의 불문율을 깨고 중앙정치국 위원에 임명된 왕 부장은 외교 총사령탑으로 중국의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 노선을 이끌고 있는 인물. 2007년 시 주석이 상하이시 당 서기를 지낼 때 비서장으로 인연을 맺은 딩 주임은 지난달 당 대회를 통해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발탁되며 중국 공산당 서열 6위에 올랐다.
허 주임은 중국공산당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위원(총 24명) 가운데 한 명으로 유일한 경제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시진핑 3기‘ 경제 담당 부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 경제를 실무적으로 총괄하게 된다. 허 주임은 이미 2017년부터 발개위 주임을 맡아 미국의 경제 제재 등에 맞서 중국의 발전 방향을 수립하는 등의 업무를 해 온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옐런 장관의 ’설명‘을 맞받아치기 위한 적격자로 꼽힌다.
이와 함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등 미중 갈등 국면에서 강경 발언을 이어온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 등도 회담에 배석했다.
● 러 제재 총괄 옐런 재무, 바이든 옆에 배석
미국에선 이날 회담에 대(對)중국 관세와 북러 제재, 기후 대응 등을 담당하는 옐런 장관이 회담에 참석한 반면 중국에 대한 고강도 수출규제를 진두지휘해온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빠진 것이 주목을 끌었다. 러몬도 장관은 5월 한미·미일 정상회담 당시엔 바이든 대통령을 수행한 바 있다.
옐런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를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러시아 문제에서 협력을 요구하는 데 무게를 뒀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