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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오른쪽에 왕이 외교부장…바이든 왼편에 옐런 재무장관

입력 | 2022-11-15 00:39:0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미중 정상회담에는 지난달 열린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신임지도부로 발탁된 시 주석의 측근들이 대거 배석했다.

● 전랑 외교 선봉 왕이, 시 주석 옆에 배석


시 주석의 오른쪽에는 왕이 외교부장 겸 중앙정치국 위원, 왼쪽에는 ‘시진핑의 복심’으로 꼽히는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이 자리를 잡았다.

‘칠상팔하’(七上八下·67세 이하는 승진, 68세부터 퇴진)‘의 불문율을 깨고 중앙정치국 위원에 임명된 왕 부장은 외교 총사령탑으로 중국의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 노선을 이끌고 있는 인물. 2007년 시 주석이 상하이시 당 서기를 지낼 때 비서장으로 인연을 맺은 딩 주임은 지난달 당 대회를 통해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발탁되며 중국 공산당 서열 6위에 올랐다.

또 중국에선 시진핑 3기 중국 정부 경제팀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허리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도 배석했다. 시 주석의 방북 당시 수행원으로 동행했던 허 주임은 지난달 당 대회를 통해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진입했다. 미중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경제 분야 문제에 대해 설명할 것은 설명하고 따질 것은 따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허 주임은 중국공산당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위원(총 24명) 가운데 한 명으로 유일한 경제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시진핑 3기‘ 경제 담당 부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 경제를 실무적으로 총괄하게 된다. 허 주임은 이미 2017년부터 발개위 주임을 맡아 미국의 경제 제재 등에 맞서 중국의 발전 방향을 수립하는 등의 업무를 해 온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옐런 장관의 ’설명‘을 맞받아치기 위한 적격자로 꼽힌다.

이와 함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등 미중 갈등 국면에서 강경 발언을 이어온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 등도 회담에 배석했다.

● 러 제재 총괄 옐런 재무, 바이든 옆에 배석

미국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오른 편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왼편에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자리를 잡았다. 또 외교 총사령탑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아시아 차르‘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 등도 배석했다.

미국에선 이날 회담에 대(對)중국 관세와 북러 제재, 기후 대응 등을 담당하는 옐런 장관이 회담에 참석한 반면 중국에 대한 고강도 수출규제를 진두지휘해온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빠진 것이 주목을 끌었다. 러몬도 장관은 5월 한미·미일 정상회담 당시엔 바이든 대통령을 수행한 바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여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옐런 재무장관은 중국 관세 인하 필요성을 앞장서 주장해왔다. 미중 경제사령탑이 배석한 것을 두고 중국 관세와 기후위기 대응 등에서 미중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옐런 장관은 이날 회담 직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회담은 무엇보다 미중 관계를 안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과 글로벌 경제 상황이 회담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옐런 장관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첨단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는 미국의 정책이 중국 경제를 완전히 마비시키거나 중국 경제 발전을 멈추려는 것이 아니라는 걸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를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러시아 문제에서 협력을 요구하는 데 무게를 뒀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