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바이든, 시진핑에 “北에 핵실험 포기 촉구를”…‘김정은 설득’ 요구

입력 | 2022-11-15 03:00:00

바이든-시진핑 첫 대면 정상회담
북핵-대만 등 3시간12분 날선 대화… 바이든 “中, 北 ICBM실험 막아야
北에 책임있는 행동 촉구를” 압박… 시진핑, 러의 핵위협 반대 처음 밝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정상회담장인 인도네시아 발리 ‘더 물리아’ 호텔에서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맞잡고 있다. 악수는 9초 동안 이어졌다. 두 정상은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했다. 두 정상 간 대면회담은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발리=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3시간 12분 동안 진행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모든 국제사회는 북한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도록 장려하는 데 이해관계가 있다”며 “(한국 일본 등) 인도태평양 동맹들에 대한 미국의 방어 의지는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 주석에게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을 우려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사회’라는 표현을 썼지만 실제로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포기하도록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해야 할 책임이 있으니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하면서 이것이 중국의 이해관계에 맞는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북한을 통제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는 않지만 시 주석에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핵실험을 하면 안 된다고 촉구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북한이 도발을 이어간다면 방어를 위해 추가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중국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7차 핵실험이나 핵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 동북아 미군 전력을 증강하겠다는 계획과 관련해 “중국과 갈등에 직면할 수 있지만 이는 중국 때문이 아니라 북한 때문이라는 것을 확실히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국방부 장관 등이 중국 카운터파트와 협의할 것”이라며 “(북핵 등의 우려로) 미중이 신(新)냉전으로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중 정상은 대만 문제를 두고도 팽팽한 긴장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대만에 대한 중국의 강압적이고 점증하는 공세적 행동에 반대한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자 미중 관계의 정치적 핵심 문제이고 내정”이라며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자는 중국의 근본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미중 관계개선을 위한 고위 당국자 간 소통 강화 방안에 대한 후속 논의에 합의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또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 내 핵무기 사용이나 위협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고 밝혔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해 시 주석이 직접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