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8천 번째 간이식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오른쪽 첫 번째가 간이식 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간암으로 투병 중인 이모(남·47)씨는 아들(18)이 간을 기증하기로 해 지난 9월 23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 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은 아들의 간 일부를 떼어내 아버지 이씨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이씨는 무사히 회복해 최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로써 서울아산병원은 1992년 뇌사자 간이식을 시작으로 지난 9월 말 기준 생체 간이식 6658명건, 뇌사자 간이식 1342건 등 총 8000건의 간이식 수술을 했다.
15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의료기관 한 군데서 8000건의 간이식 수술을 한 건 아산병원이 세계 최초다. 그간의 수술 성공률은 98%로 집계됐다. 최근 몇 년간은 코로나19 유행이 극심했으나 감염 관리를 통해 연 500건 넘는 간이식 수술을 꾸준히 시행해왔다.
이승규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가 199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변형 우엽(간의 오른쪽 부분) 간이식’은 현재 전 세계에서 표준 수술법으로 사용된다. 이식되는 우엽 간에 새로운 중간정맥을 만들어 모든 구역의 피가 중간정맥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수술법이다.
또 이 교수가 2000년 세계 최초로 고안한 ‘2대 1 생체 간이식’은 기증자 2명에게 간 일부를 받아 수혜자에게 이식하기 때문에 기증자 간의 좌우엽 비율이 기준에 맞지 않거나 지방간이 심해도 간이식이 가능해졌다. 600명 넘는 환자들이 이 수술로 새 삶을 얻었다.
병원에서 이뤄지는 간이식의 85%는 생체 간이식이다. 뇌사자 간이식보다 수술이 까다롭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크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산병원의 간이식 생존율은 98%(1년), 90%(3년), 89%(10년)로 높은 편이다.
이승규 석좌교수는 “8000례까지 이를 수 있던 배경에는 단단한 팀워크가 자리해있다. 간이식·간담도외과 의료진뿐 아니라 모든 의료진이 ‘원 팀’이 돼 절체절명의 환자를 살리기 위해 매 순간 혼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