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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이태원 명단’ 일부 익명 처리 “유족 측 원치 않아”

입력 | 2022-11-15 10:06:00

친야 성향 온라인 매체 ‘민들레’가 공개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유족 측의 의사에 따라 일부 희생자 이름을 익명으로 전환했다. 민들레 홈페이지 캡처


친야 성향 온라인 매체 ‘민들레’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유족 동의 없이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희생자 이름을 익명으로 전환했다.

15일 민들레는 전날 홈페이지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8명 중 155명의 실명을 공개했다가 10여 명을 ‘김○○’ 같이 익명으로 수정했다. 민들레는 “신원이 특정되지 않지만 그래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해온 유족 측 의사에 따라 희생자 10여 명의 이름은 삭제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들레는 희생자 명단을 공개하면서 “유가족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깊이 양해를 구한다. 공개를 원치 않는 유족께서는 이메일로 연락을 주시면 반영토록 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유족 동의 없는 명단 공개에 여권은 물론 야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유족 동의 없는 일방적 희생자 명단 공개에 분노한다”며 “반드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 저도 동의 없이 전교조 명단을 공개했다가 억대의 벌금을 물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와 국민의힘은 이태원 희생자 유족들이 처한 비극적 고통을 외면하지 않겠다. 진상규명과 해결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유가족의 동의가 있고 난 뒤에 공개하는 것이 백번 옳은 판단”이라며 “실제로 제가 아는 유족 중의 한 분은 이름을 정말 알리기 싫어하시기도 했다. 이름을 알리지 말아 달라고 하신 분도 있다”고 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참담하다. 누차 밝혔듯이 정의당은 유가족 동의 없는 명단 공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희생자 명단 공개는 정치권이나 언론이 먼저 나설 것이 아니라, 유가족이 결정할 문제라고 몇 차례 말씀드린 바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