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AMA, Ask Me Anything)에 나선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업자. 사진=자오창펑 트위터
“FTX 파산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가상화폐 기업을 돕겠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창업자가 FTX 파산 후폭풍을 겪고 있는 산업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FTX 파산이 아니었다면 유동성 위기를 겪지 않아도 될 기업을 위해 ‘산업회복펀드‘를 만들 것“이라며 부실이나 사기성 기업이 아닌 건실한 기업 대항의 지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오는 14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B20 서밋에서 업계를 대표해 시장재건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가 시장 재건에 전폭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여러차례 밝힘에 따라 이날 비트코인이 약 1% 오르는 등 가상화폐 시장에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자오의 의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당장 ‘산업회복펀드’의 구체적인 계획, 자격요건 등이 불분명하다. 테라 사태 이후 유동성위기에 빠진 가상화폐 플랫폼의 ‘구원투수’ 역할은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자처했던 이미지이기도 하다.
불름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샘 뱅크먼프리드는 가상화폐 시장의 관대한 지원자 이미지였지만 파산 사태로 산산히 조각났다. 뱅크먼프리드의 몰락을 당겼던 주인공 자오창펑이 이제 그 ‘관대한 지원자 역할’을 이어가고 싶어하는 듯하다“고 보도했다.
FTX의 파산은 창업자 뱅크먼프리드가 고객자금을 유용하며 자초했지만 자오 CEO는 FTX를 ‘루나’ 사태와 비교하고, FTX를 지원한다고 했다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급하게 발을 빼 몰락의 단초를 제공했다. 이에 대해 그는 트위터에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또 북한이 가상화폐를 활용한 사이버범죄의 온상지라는 파이낸셜기사를 리트윗하며 “가상화폐 시장이 북한보다도 더욱 불평등하다”며 독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부채 만기 미스매치 등 가상화폐 시장은 전형적인 ‘뱅크런의 어머니’격이라고도 비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