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과 책임 회피 논란에 직면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15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섣부른 해명으로 큰 혼란을 드렸다. 제 불찰에 감히 용서를 구하기도 어렵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구청장은 이날 용산구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상상도 못했던 참사가 일어난 지 보름이 넘도록 어깨 가슴에 무거운 자책과 회의에 휩싸여 있다”며 “젊음이 넘치는 이태원 거리에서 이토록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내다보지 못하고 소중한 젊은이들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희생자 여러분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 말씀드린다”며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구청장은 회의에 검은색 코트를 입고 참석했고 발언 도중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등 여론을 의식하는 행보를 보였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31일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MBC 인터뷰에서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며 이태원 핼러윈 행사는 주최 측이 없어 축제가 아니라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야권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박 구청장에 대해 “무능력 아니면 무개념”이라며 사퇴 요구가 나온 바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 8일 박 구청장을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