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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마다 한번씩 스페인이 되기도, 프랑스가 되기도 하는 섬

입력 | 2022-11-15 17:37:00


프랑스의 국경 도시 앙다이와 스페인의 국경 도시 이룬 사이에 흐르는 작은 강에는 조그만 섬이 있다. 특이하게도 이 섬의 주권은 6개월마다, 매년 2번씩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바뀐다. 이는 17세기에 벌어진 프랑스-스페인 전쟁(1635-1659)에 대한 평화 협정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오게 된 전통이다.

영국 BBC는 14일(현지시간)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에 위치한 2000㎡ 크기의 무인도에 대해서 보도했다. 꿩섬(Pheasant Island)이라는 이름의 이 작은 섬에는 누구도 거주하지 않으며, 민간인의 출입 역시 금지되어 있다. 오로지 반년에 한 번씩 일부 스페인과 프랑스 관계자들만이 모여 공식적으로 주권을 이양하는 행사를 치를 뿐이다. 해당 행사가 끝날 때마다, 섬에 걸려 있는 깃발은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바뀐다.

꿩섬의 주권이 반년마다 한 번씩 바뀌게 된 것은 1635년부터 1659년까지 벌어진 프랑스-스페인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발발한 ‘30년 전쟁’(1618~1648)의 여파로 인해 벌어진 된 프랑스-스페인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던 양국은 지지부진한 전쟁을 공식적으로 맺을 평화 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 회담 장소로는 양국의 국경인 비다소아강에 위치한 ‘꿩섬’이 지목됐다.

평화 협정과 더불어 프랑스의 루이 14세와 스페인의 공주인 테레사의 결혼식이 치러졌고, 양국은 반년마다 한 번씩 꿩섬의 주권을 상대국에 넘겨준다는 상징적인 협정을 체결했다. 그리고 해당 협정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꿩섬의 프랑스 측 지휘를 맡고 있는 하비에르 게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비록 오늘날 유럽의 국경선 대부분이 EU를 통해 유명무실해졌다고 하지만, 꿩섬의 주권 이양 행사는 오늘날의 평화가 오기 전에 있었던 전쟁의 상흔을 기억하게 하는 상징적인 행사이자 뜻깊은 자리이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