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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기후변화 협의로 대화채널 복원 시동

입력 | 2022-11-16 03:00:00

양국 정상 “新냉전은 불필요” 공감
美국무부 “블링컨, 내년초 中방문”
習, 연설땐 “제재 철회해야” 美비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4일(현지 시간) 정상회담 직후 양국이 기후변화 대응 협의를 재개하는 등 미중 대화 채널 복원이 가시화되고 있다. 두 정상이 “신(新)냉전은 불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 미중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 하지만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중은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며 사실상 체제 경쟁을 선언해 미중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시 주석은 15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연설에서 “현재 위기의 근원은 공급망에 문제가 생겨 국제 협력이 방해받고 있다는 점”이라며 “독자 제재 조치를 철회하고 관련 과학기술 협력에 대한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바이든 행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시 주석은 “식량과 에너지 문제를 정치화·도구화·무기화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배타적 소그룹을 만들면 안 된다”고도 했다. 한미일 3국 협력, 미국 등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제재 등을 싸잡아 비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14일 “미중 기후특사가 협상을 재개했다”며 “미국은 중국이 확고한 진전을 이룰 준비가 돼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존 케리 백악관 기후특사와 셰전화 중국 기후특사가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기후변화와 보건 위기 등의 대화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미중 정상 합의에 따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사진)이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중국 측 카운터파트와 대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중국이 중단을 선언한 군 고위 장성급 대화 채널과 기후변화 협력 등 8개 분야 미중 대화 가운데 고위급 전략대화 채널 복원에 시동을 건 것이다.

하지만 미중 정상은 대만 문제를 두고 좁힐 수 없는 이견을 확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만 관련 (레드라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국의 최우선 목표였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는 5년간 최대 20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대만에 제공하도록 하는 대만정책법 주요 내용을 내년 국방예산을 담은 국방수권법(NDA)에 반영하는 심의에 돌입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며 “미국에 미국식 민주주의가 있듯 중국에도 중국식 민주주의가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 미국은 자본주의”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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