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이석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희생자 명단이 밝혀졌다고 범죄시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가족이 싫다고 하지 않느냐’는 누리꾼의 지적엔 “유가족 전원에게 물어봤느냐”고 응수했다.
16일 이 전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태원 참사는) 꽃다운 젊음이 국가의 잘못으로 숨진 역사적 참사다. 정부가 명단도, 유가족 모임도 돕지 않는 것은 단순 사고화해서 역사 속으로 지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명단 공개에 유가족 동의가 필요하다는 여론에 대해선 “그런 논리라면 세월호나 (미국)9·11 명단도 지워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석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트위터
또 다른 누리꾼은 “유가족 다수결로 (명단) 공개를 원하시나. 이게 정치적 사안인가. 단 한 분의 유가족이라도 반대할 경우 공개하면 안 된다”며 “그 공개가 정쟁으로 누구에게 눈물 쇼로 이어질지 불 보듯 뻔한데 그걸 못 보시나”고 비판했다. 이에 이 전 의원은 “이 일은 정치적 효과가 어느 진영에 도움 되냐 보다는 무엇이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명단 공개 당한 외국인 희생자 유족들이 집단소송한다고 한다’는 누리꾼의 물음엔 “지금 국가책임이 희석되고 희생자 잘못인 양 일부 인식되는 데서 오는 현상”이라고 답했다.
앞서 친민주당 성향 일부 온라인 매체가 유족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비로소 이제야 희생자를 제대로 추모할 수 있다”며 희생자들의 실명을 공개하는 온라인 추모 공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희생자들의 이름 공개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문진석 의원에게 보낸 문자로부터 시작됐다”며 “민주당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이 부원장이 문 의원에게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전체 희생자 명단과 사진 등을 확보해 당 차원으로 발표해야 한다”고 보낸 문자 메시지가 국회 기자단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