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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4억원 들인 ‘서울시의회사’…블로그에서 ‘복붙’

입력 | 2022-11-16 10:41:00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2022.11.15 뉴스1


지방의회 30주년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예산 4억원을 들여 만든 ‘서울시의회사’가 블로그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 넣는가 하면 표절률도 1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서울시의회 허훈 국민의힘 의원(양천2)에 따르면 ‘서울시의회사’ 발간 사업은 의회사무처와 서울역사편찬원이 2021년과 2022년 두 해 동안 총 예산 4억400만원을 들여 총 4권의 서울시의회사를 제작할 목적으로 추진됐다.

전체 예산 중 집필원고료, 사진촬영비, 편집교열 및 구술채록비 등으로 이미 집행하고 현재는 인쇄비 1억6000만원만 남은 상황이다.

허 의원은 논문 표절 프로그램으로 서울시의회사 내용을 검증한 결과 1·2권의 경우 10%, 3권의 경우는 표절률이 19%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블로그에서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 넣거나 이미 발간돼 시의회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는 각 대수별 의정백서의 내용과 상당히 많은 부분이 문장 통째로 카피되는 등 곳곳에서 표절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집필료는 200자 원고지 100매 기준으로 120만원씩 책정돼 집필자 1명당 적게는 120만원, 많게는 660만원(550매)까지 받아 갔다. 200자 원고지 한 장에 1만2000원씩 지급한 셈이다.

제4권 서울시의회사 구술자료집은 서울시의회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을 고증하는데 필요한 인터뷰가 주요 내용으로 기술되어야 함에도 참여한 의장단 5명, 의원 10명의 신변잡기적 혹은 자서전적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서울시의회사 집필진도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교수, 연구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서울시의회사 발간을 주도했던 전 수석전문위원의 인맥, 같은 상임위에 있었던 의원으로 다수 구성돼 의원 챙기기로 의심되는 등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됐다.

허훈 시의원은 “예산 관리나 집필진 구성, 내용의 표절 등 서울시의회사 발간 사업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며 “이대로 인쇄하기엔 상당히 무리가 있어 보이고, 서울시의회사가 부실하게 추진된 원인과 책임을 묻고 사무처나 운영위원회 내에 진상조사단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인 사무처장은 “서울시의회사 발간 사업에 대해 서울역사편찬원을 통해 예산 재배정을 통해 진행된 사업이라 제대로 보고 받지 못했다”며 “전임 운영위원장과 운영수석전문위원이 주도해 한 사업이지만 사무처장으로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