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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유족 슬픔에 빠져 있는데 본인 인증하란 소린가”

입력 | 2022-11-16 10:47:00



인터넷 매체 민들레가 이태원 참사 사망자 명단을 유족 동의 없이 ‘선 공개’하고 ‘후 익명 처리’한 것에 대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차 3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1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얼마 전 SPC계열사의 여성 청년 노동자가 사망한 일이 있지 않았나. 그때 그분의 실명이나 영정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전 국민들이 함께 슬퍼했다”며 “저는 꼭 명단이 공개돼야 우리가 깊은 애도를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다”고 말했다.

민들레는 ‘희생자들을 익명의 그늘 속에 묻히게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명단 무단 공개를 합리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름공개로 인해 “진정한 애도 계기가 되길”바란다고 썼다.


이 대표는 “우리가 가장 최우선 고려해야 할 것은 유가족들이 상처를 더 이상 입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그분들의 마음을 잘 돌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유가족들이 원치도 않았고 동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명단이 전격적으로 공개됐다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민들레가 일단 명단을 공개해 버린 후 나중에 일부 이름만 익명 처리한 것에 대해서도 “저는 민들레 측의 후속 조치에 더 놀라웠다”며 “(처음에) ‘양해를 구하지 못했다’ 하고 (공개한 뒤) 이 명단 공개를 원치 않는 유가족들이 이메일로 민들레에게 연락을 하면 그분들의 명단을 지워주겠다 해서 몇 분의 이름이 블라인드 처리가 된 거잖냐”고 말했다.

이어 “그럼 자식 잃고 지금 슬픔에 빠져 있는 유족들이 내 자식 이름 있는지 확인하고, 그다음에 본인이 유족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증빙하고 그렇게 하라는 소리인가?”라며 “1차적으로는 당연히 게재를 철회하고 동의 없이 이름을 밝힌 것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지, 그 후속 조치는 정말 2차, 3차 가해라고 생각한다”고 규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