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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하며 동물원까지 약탈한 러시아군…SNS선 “라쿤을 구하라” 물결

입력 | 2022-11-16 10:50:00

안톤 게라셴코(Anton Gerashchenko)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 트위터 갈무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철수하며 동물원의 동물들을 약탈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14일(현지시간)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영상을 공유하고 “헤르손에서 철수하는 동안 러시아군은 동물원에서 동물을 훔쳤다”고 비판했다.

그가 공개한 영상에는 러시아 군인들이 라마를 트럭에 억지로 밀어 넣는 모습과 한 남성이 라쿤의 꼬리를 잡아 들어 올려 우리에 넣는 모습이 담겨 있다. 라쿤은 남성을 피해 도망치기도 했으며 사육장의 나무를 붙잡고 버티기도 했다.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안톤 게라셴코(Anton Gerashchenko)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 트위터 갈무리

워싱턴 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은 러시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는 올렉 주브코프다. 그는 지난해 동물원에서 기르던 호랑이가 1살짜리 아기의 손가락을 물어뜯어 관리소홀 혐의로 징역 2년 3개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는 크름반도에만 거주하는 조건으로 2달 만에 석방됐고 크름반도의 책임자인 세르게이 악시오노프의 지시를 받고 헤르손 동물원에 파견됐다고 한다.

안톤 게라셴코(Anton Gerashchenko)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 트위터 갈무리

자신 소유의 동물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약탈한 동물들의 모습을 공개한 주브코프는 “이것은 인도주의적 사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동물들을 보존하기 위해 데려왔으며 러시아군이 헤르손을 다시 점령한 후 다시 돌려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은 미술관의 그림, 박물관의 유물, 도서관의 고서 등 헤르손의 모든 것을 훔쳤다”며 “그러나 그들의 가장 소중한 전리품은 동물원에서 훔친 라쿤이었다”고 비판했다.

트위터 갈무리

러시아군의 약탈 행위가 담긴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부끄럽지도 않나”, “동물들이 불쌍하다”, “러시아군에게는 ‘밉다’는 감정조차 아깝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라쿤 일병 구하기’라는 가상의 영화 포스터를 만들거나 ‘라쿤을 구하려면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하이마스)이 필요해요’ 등 합성 사진을 만들어 공유하기도 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