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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권 산 지 15년”…우주관광 기다리다 80대 된 승객 결국 ‘환불’

입력 | 2022-11-16 11:03:00

버진 갤럭틱 회장 리처드 브랜슨(왼쪽)과 셰프케 차파제프. 시카고 선타임스 갈무리


15년 전 우주여행을 꿈꾸며 억대 탑승권을 구매했던 미국의 사업가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결국 티켓을 환불했다.

1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84세의 억만장자 사업가 셰프케 차파제는 2007년 17만5000달러(약 2억3000만원)에 구매했던 버진 갤럭틱의 상업용 우주선 티켓을 환불받았다.

차파제프는 “매번 내년 (비행) 예정이다, 내년 예정이다 하는 소리를 들은 지 벌써 15년”이라며 “주변 사람들이 자꾸 우주 관광에 대해 물어본다”고 말했다.

버진 갤럭틱은 오랜 세월동안 그를 애태우며 회사의 로고가 새겨진 열쇠고리, 우주 재킷 등의 기념품들을 보내오곤 했다.

하지만 차파제프는 최근 버진 갤럭틱으로부터 “내년 비행에 대해서도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현재 건강 상태가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환불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버진 갤럭틱은 그동안 상업 우주관광 프로그램에 많은 차질을 빚어왔다. 2014년엔 첫 시험 비행 중 우주선이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버진 갤럭틱은 지난해 7월 브랜슨 회장과 5명의 승무원들을 태운 우주선을 상공 88㎞까지 올려 3~4분간의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게 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차파제프는 “나의 우주비행 꿈은 마치 죽어가는 별처럼 점점 더 멀게 느껴졌다”며 “희망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버진 갤럭틱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4분기 고객들을 태운 우주선을 운행할 계획이었지만 운행 횟수를 더 늘리기 위해 우주선을 보완하기로 결정했다.

버진 갤럭틱의 우주선 탑승권은 15년 전보다 많이 인상돼 현재 약 45만달러(약 6억원)로 알려졌다. 버진 갤럭틱은 지금까지 800장 정도의 티켓이 팔린 상태라고 했지만, 환불 요청이 얼마나 들어왔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차파제프는 버진 갤럭틱 측이 탑승료로 지불된 돈에서 10%를 제하고 환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록 우주 관광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며 “콩코드의 초음속 여객기를 타고 세계 일주를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의 두 살 된 손녀와 곧 태어날 또 다른 손녀를 기다리는 것이 지금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