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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추락 기도’ 신부 감싼 동료 신부 “숙청당한 기분”

입력 | 2022-11-16 11:46:00

탈핵천주교연대 공동대표를 맡은 박홍표 신부




천주교 대전교구가 15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모습의 이미지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박주환 신부에게 성무(聖務) 집행정지 명령을 내린 가운데, 탈핵천주교연대 공동대표를 맡은 박홍표 신부가 그를 옹호하고 나섰다.

박홍표 신부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박주환 신부는 나와 한 건물에서 오랫동안 함께 먹고 자고 한 적이 있다. 그때부터 시국 얘기를 나누며 눈빛만 봐도 형하고 아우 부르며 사랑했다. 의기투합한 우리는 도원결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제가 신의 얘기만 하고 사회의 부조리는 비판하면 안 되는가”라며 “숙청당한 기분이다.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교회가 그를 내팽개치고 자기들의 안일과 신자 안전에만 신경 쓰다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박주환 신부가 문제의 사진을 올린 것과 관련해선 “유머러스하고 착한 성품으로 봐서 그의 패러디는 비행기가 떨어져 윤 대통령 부부가 떨어져 죽으라는 게 아니다”라며 “단지 윤 대통령 부부의 회개를 촉구하기 위해 극단적인 패러디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환 신부의 정직 처분에 대해서는 “바른말 하는데 정직이라니, 어느 사제가 교회를 믿고 목숨을 바칠까. 쳐내는 교회에서 무슨 애정을 느낄까. 정직은 사제의 정체성을 잃게 만들고, 교회에서 사랑받지 못한 신부는 성소의 위기까지 느낀다. 대단한 아픔”이라고 비판했다.

박홍표 신부는 끝으로 “이제는 우리가 (박주환 신부를) 지켜줘야 한다. 촛불과 사제단과 깨어있는 신자가 지켜줘야 한다”면서 대전교구 원로 사제단에게 탄원서를 낼 것을 촉구했다.

앞서 박주환 신부는 12일 SNS에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모습이 담긴 합성 이미지를 올리며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라고 적어 논란을 빚었다.

이에 김종수 천주교 대전교구장은 15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 “박주환 신부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많은 분이 받았을 상처와 충격에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박주환 신부에 대해 성무 집행정지 명령을 했다고 밝혔다.

성무 집행정지는 가톨릭교회 성직자에게 주어지는 징계로, 이를 받은 성직자는 미사나 고해성사 집전 등 사제의 권한과 임무를 박탈당한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