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의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해 논란이 된 인터넷 매체 ‘시민언론 민들레’ 고발 사건을 서울경찰청이 직접 수사한다.
16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서울시의원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민들레를 고발한 사건은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됐다.
이 의원은 전날 “유족 동의 없이 희생자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명백한 2차 가해”라며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는 살아 있는 자연인만 해당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 해설서에 따르면 사망자의 정보라고 하더라도 유족과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정보는 유족의 개인정보에 해당한다”고 고발 배경을 밝혔다.
희생자 명단 공개와 관련한 형사고발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팬카페인 ‘건사랑’과 보수단체 ‘새희망결사단’도 전날 서울 서초경찰서에 민들레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 역시 희생자 명단을 유출한 공무원의 행위가 공무상비밀누설에 해당한다며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또 이명재 민들레 발행인과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가 각각 서울 마포경찰서와 종로경찰서에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기도 했다. 이들은 민들레 설립과 촛불행동 집회 활동을 명목으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후원금을 모집하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기부금품법에 따르면 특정 단체가 연간 1000만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받으려면 모집·사용계획서를 작성해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관할관청에 등록해야 한다. 등록하지 않고 기부금을 모집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앞서 인터넷 매체 ‘시민언론 민들레’는 전날 홈페이지에 유족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의 이름을 공개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후 일부 유족 측이 실명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10여명의 이름을 삭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