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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자격에도 눈물 머금고…서건창·임찬규·이재원, FA 신청 포기

입력 | 2022-11-16 14:09:00


자유계약선수(FA) 신청 명단이 공시되면서 스토브리그가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누군가는 대박을 노리지만, 선수로서 몇 번 되지 않는 ‘잭팟’의 기회를 얻고도 신청을 하지 않은 이들도 꽤 많이 쏟아져 나왔다.

16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시한 명단에 따르면 올해도 40명의 자격자 중 19명이 FA를 신청하지 않았다.

이 중 이미 현역 은퇴를 결정한 이들(KIA 나지완·두산 이현승·KT 전유수·안영명), 군입대를 결정한 이(KT 심우준), 이미 다년 계약을 체결한 이들(SSG 최정·한유섬·박종훈·삼성 구자욱) 등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FA 미신청자’는 10명이다.

올해 미신청자 중 눈에 띄는 이름은 서건창, 임찬규(이상 LG), 이재원(SSG) 등이다.

LG 트윈스 서건창. /뉴스1 DB

특히 서건창은 지난해에도 FA 자격을 얻고도 한해 미뤘는데, 올해 역시 포기하면서 ‘FA 3수’를 결정했다.

2012년 신인왕, 2014년 최우수선수(MVP)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진 서건창은 키움 소속이던 지난 2021년 연봉 협상 과정에서 구단 제시액보다 9500만원이 낮은 2억2500만원에 계약하는 ‘셀프 삭감’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는 FA 자격을 1년 앞두고 FA B등급으로 분류돼 좀 더 많은 팀들의 관심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FA A등급의 경우 타 팀 이적시 △직전 시즌 연봉의 200%와 20인 외 보호선수 혹은 △직전시즌 연봉 300%를 원 소속팀에 줘야하지만 B등급은 △직전시즌 연봉 100%와 25인 외 보호선수 혹은 △직전시즌 연봉 200%로 보상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움이 2021시즌 도중 LG로 트레이드를 결정하면서 서건창의 셈이 꼬이기 시작했다. LG로 팀을 옮기면서 FA A등급으로 분류가 바뀐 것. 설상가상으로 서건창은 LG 이적 후 좀처럼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하지 못했고 타율 0.253 6홈런 52타점 등으로 부진했다. ‘FA 재수’를 선택한 배경이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정규시즌에서 절반이 조금 넘는 77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224에 18타점 등으로 활약이 미미했다. 여기에 등급이 여전히 A였기에 FA로서 서건창의 메리트가 사실상 없다고 봐야했다.

결국 서건창은 눈물을 머금고 이번에도 FA 신청을 포기했다. 내년이면 만 34세의 ‘노장’이 되지만 다시 한번 이를 악물기로 결정한 것. 마침 LG의 새 사령탑으로 키움(넥센) 시절 함께했던 염경엽 감독이 부임한 것은 서건창에겐 긍정적이다.

LG 트윈스 임찬규. /뉴스1 DB

같은 팀의 임찬규 역시 데뷔 11년만에 FA 자격을 얻었지만 자격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올해 투수조 조장으로 발탁되며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6승11패 평균자책점 5.04로 부진했다. 3~4선발의 역할을 기대했지만 시즌 말미엔 ‘5선발’로도 경쟁력이 부족했고 결국 준플레이오프에선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임찬규의 경우 서건창과 달리 FA B등급으로 사정이 나은 편이나 스스로 경쟁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만 31세로 아직은 젊은 나이에 속한다.

더구나 LG는 올해 채은성과 유강남 등 ‘대어급’ FA가 두 명이나 있다. 서건창과 임찬규 모두 원소속팀 LG마저도 등을 돌릴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SSG 랜더스 이재원(왼쪽). /뉴스1 DB

우승팀 SSG의 포수 이재원도 FA 신청을 포기했다. 이재원은 2018년 우승 후 첫 FA 자격을 얻어 4년 69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공교롭게도 올해도 우승 후 FA 자격을 얻었는데 이번엔 FA 신청을 보류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재원의 지난 4년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2019년(0.269 12홈런)과 2021년(0.280 3홈런 30타점)은 그나마 준수했지만 2020년 80경기 출장에 0.185에 그쳤고 올해도 0.201로 타율 2할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었다.

원래 이재원이 ‘공격형 포수’로 각광을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아쉬운 성적이다. 도루 저지율은 10%가 채 되지 않는 9.8%로 매우 좋지 못했다. SSG가 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김민식을 영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밖에 KT의 박경수, KIA의 고종욱, 삼성의 김대우·김헌곤, 두산 임창민·장원준, NC 심창민 등도 FA 신청을 하지 않은 이들이다. 대부분 많은 나이와 올 시즌 부진했던 성적 등이 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한편 이들을 제외한 21명의 FA는 17일부터 해외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협상과 계약을 할 수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