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물이 쌓이고 하락 거래가 이어지면서 올해 9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규제 지역을 잇달아 해제하고 대출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전월(―1.89%) 대비 1.95% 떨어지며 하락폭이 커졌다. 올해 1~9월 누적 하락률은 7.14%로 2006년 조사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연간 기준으로도 하락폭이 가장 크다.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는 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가격 수준과 변동률을 파악해 작성한다. 실제 신고된 거래 사례만 집계하기 때문에 비교적 정확한 통계로 평가받는다.
수도권도 9월 2.88% 하락하며 1∼9월 누적 하락률이 10.46%를 나타냈다. 1~9월 누적과 연간 기준 모두 역대 최대 낙폭이다. 서울은 올 9월 1.95% 떨어지며 전월(―2.64%)보다 하락폭은 줄어들었지만 1~9월 하락률은 8.63%로 역대 1~9월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최근 신고 거래를 기반으로 조사한 10월 잠정 실거래가지수도 전국이 ―2.37%, 수도권 ―3.37%, 서울 ―3.60%로 9월보다 하락폭이 커질 전망이다.
매수 심리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83.5로 전월(90.1) 대비 6.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내년 상반기(1~6월)까지 국내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큰 만큼 집값 하락세나 거래 절벽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 폭이 축소되거나 멈추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현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