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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트럼프’ 매카시, 美공화당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

입력 | 2022-11-16 16:10:00

미국 중간선거 다음 날인 9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워싱턴에서 선거 관련 연설을 하며 오른손 검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야당 공화당이 차기 하원의장 후보로 ‘친(親) 도널드 트럼프’계 의원인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를 15일(현지 시간) 선출했다. 현재 집권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재직 중이며 대통령, 부통령에 이은 미 권력서열 3위 직책이다.

친트럼프계인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플로리다) 또한 차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선거에서 ‘반(反) 트럼프’계인 미치 매코널 현 원내대표(켄터키)에게 도전하겠다고 15일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간선거에서 실망스런 성적을 거둔 공화당이 내홍에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당내 경선에서 188표를 얻어 31표에 그친 앤디 빅스 하원의원을 눌렀다. 미 하원은 내년 1월 원 구성을 마친 뒤 투표를 실시해 여야 중 하원의장을 뽑는다.

전날(14일)까지 진행된 중간선거 개표 결과에 따르면 하원에서 민주당은 205석, 공화당은 217석을 확보했다. 공화당이 한 석만 더하면 과반(218석)에 도달한다. 이변이 없는 한 다수당이 하원의장을 차지한다.

문제는 공화당 내부 분열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8일 치러진 중간선거 전만 해도 미 경기 침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역대 집권당의 패배 사례 등을 감안할 때 공화당이 압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을 사수했다. 하원 또한 최소 205석 이상 확보해 ‘대패’는 면했다.

반대로 공화당에서는 ‘책임론’이 불거지며 친트럼프 진영과 반트럼프 진영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나서서 지지했던 극우 후보들이 중도층의 반감을 샀고, 공화당의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미국 언론의 분석도 이어졌다.

매카시 원내대표가 경선에서 이겼지만 이탈표가 30표를 넘었다는 것은 당내 분열이 심각하다는 반증이라고 미국 CNN은 분석했다. 그가 하원의장이 되기 위해서는 당내 반트럼프계 반대표를 모두 흡수해야 한다.

매코널 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 도전장을 낸 스콧 의원의 행보도 관심이다. 매코널 대표는 2007년부터 15년 간 원내대표를 맡아온 ‘공화당 1인자’, ‘공화당의 터줏대감’으로 꼽힌다. 그 역시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론에 직면해 있다. 다만 WP는 “매코널이 쉽게 자리를 내주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