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증인으로 참석해 현안질의를 받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16일 국회에 출석해 “핼러윈 축제 인파 관리를 위한 기동대 지원을 요청했으나 서울경찰청에서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 전 서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핼러윈 축제에 대비해 인파 관리에 가장 효율적인 기동대 지원을 요청하라고 주무 부서에 지시했다”며 “서울청에 지원 요청을 했지만 당일 집회 시위가 많아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서장이 직접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지원을) 요청한 적이 있느냐”는 질의에 “서울청장이 2번이나 검토한 결과에 대해 또 건의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 전 서장의 주장대로라면 인파 관리에 전문성이 있는 기동대 투입을 결정하지 않은 김 청장의 책임론이 더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 전 서장의 차량 이용 고집, 설렁탕집 식사, 뒷짐 보행 등 참사 당일 행적을 비판했다. 장제원 의원은 “이 전 서장은 참 나쁜 경찰인데, 나쁜 것을 넘어 뻔뻔하고 치졸하다”며 “경찰 역사에서 가장 비겁한 경찰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사 책임과 관련해 이 전 서장은 “당시 용산서장으로서 참담한 심정이고 무한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함께 출석한 류미진 당시 서울청 상황관리관도 “성실하게 근무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