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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국립방산부품연구원’ 설립 위해 대정부 설득전 돌입”

입력 | 2022-11-17 03:00:00

수입의존도 높은 핵심 소부장
방산 성장 한계 원인으로 지적
부품 국산화 R&D 기관 설립 추진
내년까지 유치전략 연구용역 착수



국내 최대 방위산업 도시인 경남도가 국립방산부품연구원(가칭) 설립을 추진한다.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19일 한화디펜스 창원공장에서 열린 K-9 자주포 폴란드 첫 수출 물량 출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경남도가 ‘국립방산부품연구원’(가칭) 설립을 추진한다. 국립방산부품연구원은 기술 자립도가 낮은 방위산업 주요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국산화 연구개발(R&D)을 주도하는 기관이다. 경남도는 이 연구원을 유치하면 경남의 방위산업 생태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것으로 보고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

경남도는 ‘국립방산부품연구원 설립과 경남 유치전략 연구용역’에 들어갔다고 16일 밝혔다. 용역은 내년 2월 말까지 3개월간 진행된다. 이번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항공전략연구원의 안영수 원장은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실장을 지낸 국내 방위산업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안 원장은 경남도가 방위산업 육성 종합계획안을 수립할 때 외부 전문가로도 참여해 경남의 방위산업 현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게 경남도의 설명이다.

경남도가 국립방산부품연구원을 설립하기로 한 배경은 정부가 방위산업을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국정과제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올해 8월 폴란드에 K-2 전차 등 25조 원어치를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2월에는 이집트와 K-9 자주포 등 2조 원을 계약했다.

국내 방위산업은 한화 로템 대우 현대 LIG 등 대기업과 국방과학연구소가 주도하면서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 하지만 핵심 소부장 방위산업은 중소기업 수준의 기술에 그치고 있고, 부품 생산 국산화 비중도 20%에 머무는 등 생산역량 또한 낙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핵심 소부장과 함께 국방 운영유지 부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우리나라 방위산업 성장의 한계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도에 따르면 최근 폴란드와 계약을 체결한 FA-50 경공격기의 주요 부품 국산화율은 30% 수준이다. K-2 전차와 K-21 장갑차는 55∼60%, K-9 자주포는 70% 수준에 그친다. 국산화율이 90% 내외인 자동차산업과 대조된다.

이번 연구용역에서는 △방위산업 현황 분석 △국내 방위부품산업의 주요 문제점과 애로사항 파악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 방위산업 관련 국책 연구R&D 기관의 역할과 기능 분석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광기술원 등 국내 부품 관련 연구기관 현황 분석 △국립방산부품연구원의 기능, 예산, 조직규모, 추진전략 등 제시 △방산부품연구원 경남 유치 논리와 근거 수립 등에 집중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국내 방위산업의 최대 집적지인 경남의 미래 성장을 위해선 국립방산부품연구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국가가 지정한 방위산업 업체 85곳 가운데 경남 창원에만 17곳(20%)이 모여 있다. 이 업체들은 세계 각국에 수출한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 등 육군의 주력 화력·기동장비와 해군 함정 엔진·함포, 총포류 등을 생산하고 있다. 육군종합정비창, 해군정비창 등 주요 군 정비시설 역시 창원에 몰려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비 858억2500만 원을 들여 창원 진해 첨단산업연구단지(옛 육대부지)에 첨단함정연구센터를 조성 중이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