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단, 전날 노조와 비공개회의 ‘실사 방해훈련’ 했던 노조도 협력 “매각절차도 순풍 불 것” 전망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예정자로 지정된 한화그룹이 16일 첫 현장 실사에 나섰다. ‘실사 방해 훈련’까지 했던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대우조선 노조)의 요구를 한화 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하면서다. 22년간 KDB산업은행 관리체제에 있던 대우조선의 매각 절차에도 순풍(順風)이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를 포함한 인수단 관계자 40여 명은 이날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첫 현장 실사에 나섰다. 다음 주까지 연장된 실사 작업 기간에 인수단은 주요 생산 현장을 꼼꼼하게 살필 예정이다.
정 대표를 포함한 인수단은 전날 대우조선 노조를 방문해 노조 간부들과 90여 분간의 비공개회의를 가졌다. 노조는 그동안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은과의 본계약 체결 때 노조를 참여시키고, 고용보장 및 노조·단체협상 승계, 회사·지역 발전을 위한 투자 등을 한화 측에 요구해 왔다. 한화 측은 이를 수용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이에 노조도 인수작업에 최대한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사가 끝나면 향후 매각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은으로서도 대우조선 매각 의지가 강하고, 노조 역시 더 이상 지금 체제를 유지하긴 힘들다는 데 공감하고 있어서다. 한화그룹은 9월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는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본계약을 맺은 뒤에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주요 경쟁 당국의 결합심사와 당국의 방위사업체 인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화는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게 목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