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D―4]‘27번째 태극전사’ 21세 오현규 부상자 대체 선수로 카타르 동행 수원 소속으로 시즌 13골 3도움 “대표팀과 훈련하는 자체가 행복”
16일(현지 시간) 카타르 도하에 있는 알에글라 훈련장의 오현규(오른쪽). 옆에 있는 손흥민과 달리 오현규의 유니폼에는 등번호가 없다. 26명의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선발되지 않은 예비 선수이기 때문이다. 도하=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16일(현지 시간) 오전 카타르 도하에 있는 알에글라 훈련장. 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훈련캠프로 삼은 이곳에서 단체사진 촬영이 있었다. 이날 새벽 카타르에 도착한 손흥민(30·토트넘)이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대표팀 최종 엔트리 26명이 전부 모인 것을 계기로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53)을 포함한 코치진과 선수들이 세 줄로 자리를 잡았는데 가운데 줄 왼쪽에 서 있는 선수만 유니폼 앞뒤로 번호가 없었다. ‘엔트리+1’인 27번째 태극전사 오현규(21·수원)였다. 오현규는 눈 주위 골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손흥민의 회복이 더딜 경우를 대비해 카타르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예비 선수’다.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한 선수가 대표팀과 함께 월드컵이 열리는 대회 개최국까지 동행한 것은 오현규가 처음이다.
손흥민이 조별리그 1차전인 우루과이와의 경기부터 나선다면 오현규에게는 월드컵 출전 기회가 오지 않는다. 이럴 경우 오현규는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봐야 한다. 지금의 오현규 유니폼에 등번호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최종 엔트리 26명의 등번호를 엔트리 숫자에 맞춰 1∼26번 가운데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남는 번호가 없는 것이다. 부상 선수를 대신해 나중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는 부상 선수 번호를 그대로 넘겨받는다.
2019년 프로 데뷔를 한 오현규는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올 시즌 K리그1 36경기에서 13골(득점 7위) 3도움을 기록했다. 14세 이하부터 시작해 23세 이하까지 모든 연령대별 대표팀을 거쳤고 11일 국내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도하=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