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각각 70억5000만원 현대차 47억-LG 30억-롯데 22억 상의, 논란 의식한듯 “법적 검토 마쳐” 2012년 여수 엑스포땐 141억 기부
대한상공회의소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 10대 그룹으로부터 특별회비 311억 원 모금을 추진한 것과 관련해 16일 설명회를 갖고 배경 설명에 나섰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참여 기업의 자발적 필요에 따라 총 311억 원을 모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간유치위원회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위원장으로 5월 발족해 12대 기업이 집행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특별회비 안건은 앞서 9월 서울상의 임시 의원총회를 통해 의결됐다. 개별 회사의 내부 논의와 이사회 등 절차를 거쳐 집행될 예정이다. 납부 목표 금액은 내년 6월까지 삼성과 SK가 각 70억5000만 원, 현대자동차가 47억 원, LG 30억5000만 원, 롯데 22억 원, 포스코 17억5000만 원, 한화 14억5000만 원, GS 14억 원, 현대중공업 13억5000만 원, 신세계 11억 원 등이다. 10대 그룹 자산 총액 등을 고려해 설정했으며 향후 협의 과정을 통해 변동될 수 있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부산엑스포 홍보를 위해 마련될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특별회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지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엑스포 유치전을 위한 민간위원회 주최 행사, 전략 수립 컨설팅 및 홍보 비용으로도 쓰인다. 각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 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 외국을 방문하거나 기업별 엑스포 홍보·마케팅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은 특별회비가 아니라 각 기업이 별도로 추가 부담한다.
대한상의는 특별회비 모금이 외부 요청이나 압력 없이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위원회 활동비용을 산출한 뒤 목표 액수를 정했고 기업들의 의견을 물어 그룹별 액수를 배정했다는 것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부산엑스포보다 규모가 작은 인정 엑스포인 2012년 여수 엑스포의 경우 기업들이 141억 원의 민간기금을 모아 정부에 기부한 사례도 있다.
기업들이 유치활동을 통해 신사업 기회와 공급망 확보 등 경영 측면의 이익을 얻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우 부회장은 “과거 국정농단과 비교해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 당시엔 기업 이익이 없었지만 엑스포 유치활동은 기업들이 사업 기회 발굴, 희토류 등 공급망 확보 등의 실익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또 모금 과정에 대해 법적 검토를 받았으며 상공회의소법 38조와 정관에 명시된 관련 절차를 모두 따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 부회장은 “특별 회비 납부와 사용처, 비용 처리 결과는 투명하게 관리하고 향후 유치 활동이 종료되면 필요시 외부 감사도 받겠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