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빈곤 포르노에서 포르노에 꽂힌 분들, 이성찾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뉴스1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김건희 여사의 해외 봉사활동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빈곤 포르노’ 논란에 “이성을 찾자”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빈곤 포르노라는 용어에서 포르노에 꽂힌 분들은 이 오래된 논쟁에 대해 한 번도 고민 안 해본 사람임을 인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얼마 전 양두구육이라는 4자성어를 잃었고 지금은 Poverty Porn(빈곤 포르노)이라는 상당히 앞으로도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해봐야 되는 용어를 잃는다”고 했다.

양두구육은 지난 7월 권성동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이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된 뒤 이 전 대표가 이를 비판하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표현이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표현을 두고 모멸감을 준다며 당 윤리위원회에 추가 징계를 촉구했고 윤리위는 이를 수용했다.

이 전 대표는 “빈곤 포르노는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제만큼 꼭 짚어내야 하는 전근대적 문화”라며 “사회복지의 넓고 다양한 수요를 일부 방송국과 연계한 빈곤 포르노를 앞세운 단체들이 독점하는 지점 때문에라도 언젠가 타파해야 되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식 먹방은 외국에서 ‘Korean Food Porn’이라고 한다. 그러면 먹방 유튜버들이 포르노 배우라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태영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과 장경태 의원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김 여사가 해외 순방 중 캄보디아 정부가 요청한 앙코르와트 방문에 참석하지 않고 심장병 어린이의 집을 찾아갔다며 “김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순수한 봉사활동을 폄훼하는 비뚤어진 심보’, ‘빈곤 포르노라는 표현 자체가 인격 모욕적이고 반여성적’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장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고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은 “여성혐오와 아동 비하로 휴머니즘 파괴에 이른 저주와 타락의 장경태는 즉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지는 비판에 장 의원은 “국가서열 제1위의 김 여사를 공격한 혹은 비판한 대가가 이런 건가 싶은 생각”이라면서 “김 여사께서 어떻게 이해하고 계신지, 만약 불쾌감을 느끼셨다면 저도 유감 표명을 고려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캄보디아 입장에서는 개최국으로서 국가 이미지 쇄신을 위한 노력을 했을 거다. 이런 외교적 결례에 대해서는 사과하셨으면 좋겠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여당 지지자들은 장 의원이 2년 전 국회의원 후보 시절부터 매체 인터뷰에서 ‘흙수저’ 출신임을 강조하며 가난한 가정 환경을 세일즈 포인트로 삼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장 의원이 당선된 후 한 방송사는 ‘짠내 갑 노총각 경태씨. 금배지 단 이야기’라는 영상을 내보내기도 했다. 가난한 정치 신인이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