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면전에서 불만을 쏟아내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공개한 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 연회 동영상에서 시 주석과 트뤼도 총리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56초 분량의 영상 속에서 시 주석은 웃는 표정을 지었지만 답답함을 숨기지 못했다.
시 주석은 중국어, 트뤼도 총리는 영어를 사용하며 각각 통역이 이를 상대측에 전달했다.
시 주석은 “만약 진심이라면 우리는 서로 존중하는 태도로 좋은 대화를 진행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결과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트뤼도 총리는 중국 측 통역의 말을 끊고 “캐나다에서는 자유롭고 공개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지지한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중국과 함께 건설적으로 각종 현안을 논의하길 기대하겠지만, 양국이 동의하지 않는 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뤼도 총리의 말을 듣고 있던 시 주석은 표정은 점점 웃음기가 사라졌다. 시 주석은 “조건을 만들자, 조건을 만들자”라고 대답한 뒤 짧은 악수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시 주석과 트뤼도 총리가 이렇게 충돌한 것은 정상회의에서 나눈 두 정상간 대화 내용이 유출되면서다.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미국 등 주요국들과 정상회담을 진행했지만 캐나다와는 공식 정상회담을 진행하지 않았다. 트뤼도 총리는 정상회의 둘째 날 회의장에서 시 주석과 만나 약 10분간의 짧은 대화만 나눴다.
문제는 트뤼도 총리가 이런 사적인 대화 내용을 자국 언론에 공개한 점이다. 그는 캐나다 언론에 시 주석에게 중국이 캐나다 연방 선거에 간섭하는 것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전달했으며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 언론 ‘글로브 앤드 메일’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이날 시 주석과 다시 만난 후 “모든 대화가 쉬운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중국이 경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역할을 하며 세계 문제에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진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