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 멕시코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팔로 공을 터치하고 있다. 동아일보 DB.
17일 AFP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의 그레이엄 버드 옥션 하우스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신의 손’ 축구공이 200만 파운드(약 31억8000만 원)에 팔렸다.
이 공은 당시 월드컵의 공인구인 아디다스 ‘아즈테카’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의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8강전에서 마라도나는 손으로 골을 넣었지만 주심이 이를 보지 못했고, 득점으로 인정됐다. 당시는 공을 여러 개 사용하지 않고 한 개만이 90분 경기 내내 쓰였다.
이 골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2020년 사망한 마라도나는 당시 경기 후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했다”며 행운의 골이었음을 인정했다. 빈 나세르 전 심판은 “사실 그때 (골 장면을) 정확히 볼 수가 없었다. 경기 후 잉글랜드 보비 롭슨 감독이 내게 ‘당신은 (심판을) 잘 봤지만, 선심이 무책임했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 멕시코 월드컵에 우승한 뒤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동아일보 DB.
멕시코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3으로 졌다. 이 경기에서 박창선은 한국 월드컵 역사상 첫 골을 터트렸고, 허정무는 마라도나를 치열하게 막았다.
마라도나는 1984년부터 1991년까지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뛰었다. 1926년 창단했지만 만년 꼴찌였던 나폴리는 마라도나가 온 뒤 팀 사상 첫 우승을 포함해 두 차례 리그 정상 등극에 유럽축구연맹(UEFA)컵까지 품에 안았다.
이탈리아 나폴리 시절의 디에고 마라도나. AP..
한편 지난 5월에는 마라도나가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입었던 유니폼이 930만 달러(약 124억 원)에 낙찰됐다. 스포츠 기념품 경매 사상 최고가 세계 기록은 1952년 발행된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강타자 미키 맨틀 야구카드다. 8월 낙찰된 가격은 1260만 달러(당시 환율로 170억 원)였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