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
미국 공화당이 16일(현지 시간) 하원에서 과반인 218석을 확보해 4년 만에 하원 다수당을 탈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2024년 대선까지 상원은 민주당, 하원은 공화당이 차지한 의회권력 분점 구도를 이어가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선언으로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된 가운데 공화당이 청문회와 소환권 등을 가진 하원 과반을 확보하면서 바이든 대통령 정책 제동 걸기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날 캘리포니아 27지구 하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당선을 확정하면서 공화당이 하원 435석 가운데 218석을 확보했고 민주당은 210석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미 NBC 방송은 공화당이 221석 안팎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 상원은 100석 가운데 민주당이 50석, 공화당이 49석을 확보해 민주당은 다음달 6일 열릴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다수당을 유지를 확정한 상태다.
미국 의회에서 여야가 상·하원을 분점한 것은 2년 만이다. 공화당 원내대표로 선출돼 하원 의장이 유력한 케빈 매카시 공화당 의원은 “공화당이 공식적으로 하원을 뒤집었다”며 “미국인들은 새로운 방향으로 갈 준비가 됐으며 하원 공화당은 이 약속을 지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매카시 의장은 중간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에 대한 조사는 물론 아프가니스탄 철군 조사,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일부 조항 무효화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선거에선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이 친(親)트럼프 진영의 릭 스콧 상원의원을 누르고 원내대표에 유임되면서 최장수 원내 사령탑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하원 공화당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물가를 낮추고 선택권을 보호하며 민주주의를 보전해야 한다는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고 공화당에 각을 세웠다.
특히 백악관은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가운데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이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을 대비하는 ‘트럼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고 NYT는 이날 보도했다. NYT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