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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20%’만 소득 줄었다… 코로나 지원금 없어지자 소득 불균형 심화

입력 | 2022-11-17 15:57:00


올해 3분기(7~9월) 전체 가구 중 하위 20% 가구의 소득만 1년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의 소득은 3% 넘게 늘면서 소득 불균형은 더욱 심해졌다. 5%가 넘는 높은 물가 상승률로 인해 전체 가구의 실질소득은 5개 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113만1000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감소했다. 소득이 뒷걸음질 친 가구는 1분위가 유일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1041만3000원)은 전년보다 3.7% 늘었다. 모든 분위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1분위 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데는 지난해 정부가 지급한 재난지원금 영향이 컸다. 이들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20% 넘게 늘었지만 재난지원금이 포함된 공적(公的) 이전소득은 11.7%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해 3분기 국민 88%에게 1인당 25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올해 재난지원금이 없어지면서 모든 분위에서 이전소득이 감소했다. 1분위 가구는 전체 소득에서 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넘는 만큼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다. 5분위 가구 소득이 1분위 가구 소득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5분위 배율은 5.75배로 1년 전(5.34배)보다 높아졌다.

물가 상승분을 덜어낸 전체 가구의 실질소득은 2.8% 감소했다. 실질소득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21년 2분기(―3.1%) 이후 처음이다. 월급이 올라도 물가 상승으로 실제 소득은 감소한 것이다. 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전년보다 19.9% 늘었다. 3분기 기준으로 2018년(28.7%)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