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센터입니다. 건물내 지하 1층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전 임직원은 건물 밖으로 신속하게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16일 오후 2시 대전의 LG유플러스 연구개발(R&D) 센터에서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자 사이렌 소리와 함께 대피 안내 방송이 울려 퍼졌다. 직원들은 코와 입을 가린 채 건물 밖으로 뛰어나왔다. 같은 시각 방재실 관리자는 수배전반 변압기에서 불꽃이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소방서와 경찰서, 한국전력 등 기관에 지원을 요청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도 상황을 보고했다.
이는 실제상황이 아니라 정부에서 실시한 정보통신사고 위기대응훈련을 위한 안전한국훈련 장면이다. 화재로 인근 지역 대규모 유·무선 통신망 장애 발생 시 긴급 복구 체계를 점검하는 차원이다.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와 지난달 발생한 판교 SK 데이터센터 화재처럼 통신 재난 사태를 반복하기 않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 R&D 센터는 1992년 준공된 국가핵심시설 및 A급 중요통신시설이다. 이 시설이 ‘먹통’이 될 경우 유선전화 92만 명, 인터넷 45만 명 고객에 대한 서비스 지연으로 자칫 ‘통신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훈련 현장을 찾은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를 교훈 삼아 이원화 부분을 전문가들과 더 살펴보고, 국민 피해가 없거나 최소화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