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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모욕 20대 재판행…2차 가해 첫 기소

입력 | 2022-11-17 17:26:00

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적은 추모글이 붙어 있다. 2022.11.8/뉴스1


온라인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모욕하는 게시글을 올린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상현)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 유포) 혐의로 A 씨(26)를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글 등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희생자에 대한 2차 가해 범죄를 기소한 첫 사례다.

한 누리꾼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2일 해당 사이트에 대해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이후 온라인 계정 가입자 정보 등을 토대로 A 씨를 특정한 경찰은 지난 14일 A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이같은 모욕·조롱 글이 온라인에 더 유포되거나 비슷한 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송치 이틀 만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추모와 애도가 절실한 시기에 여성 희생자들에 대한 조롱과 음란한 묘사로 2차 피해를 가하고 유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반인권적 사안”이라며 “유사 범죄들에 대해 엄정하게 처리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모욕 혐의와 관련해 경찰이 인지하거나 수사를 접수한 것은 총 15건이다. 경찰은 이중 10건은 수사로 전환했고 5건은 입건 전 조사 중이다. A 씨 사건 이후 검찰에 추가 송치한 건은 아직 없다.

한편 서울서부지검은 참사 이후 종합대응반을 구성해 희생자 모욕 사건 등 참사 전반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 친(親) 더불어민주당 성향 온라인 매체인 시민언론 민들레, 더탐사 등의 희생자 명단 공개와 관련해 이들에게 명단을 유출한 공무원에 대해서도 시민단체의 고발을 접수해 수사 중이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