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 2022.11.17. 대통령실 제공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사우디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에너지, 건설, 바이오 등 26개 사업에 걸쳐 290억 달러(약 38조8000억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경기 둔화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1970년대 한국경제의 도약을 이끈 중동 붐이 재현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오전 공식 방한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회담한 후 오찬을 함께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7일 윤 대통령 부부가 관저로 입주한 이후 처음 초대한 해외 귀빈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우디는 우리 경제·에너지안보의 핵심 동반자”라고 말했고, 빈 살만 왕세자는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의 3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2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는 한국 주요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이 총 26건의 투자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한꺼번에 체결했다. 총 사업 규모가 약 40조 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들이다. 과거 양국의 산업협력이 주로 건설에 치우쳤지만, 이번에는 석유화학, 청정에너지부터 제약, 게임, 제조, 바이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이날 투자협약에 나선 국내 기업은 약 30개로 이번에 방한한 사우디 기업은 63개다. 파하드 사드 왈란 사우디 경협위원장은 이날 포럼에서 “한국과의 협력 관계가 사우디 2030 비전하에서 적극 추진되기를 기원하며 ‘홍해 프로젝트(국제관광단지 개발)’ 같은 대규모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