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지급 재난지원금 올핸 없어 다른 계층보다 영향 크게 받아 물가 올라 전계층 실질소득 감소
올해 3분기(7∼9월) 전체 가구 중 하위 20% 가구의 소득만 1년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의 소득은 3% 넘게 늘면서 소득 불균형은 더욱 심해졌다. 5%가 넘는 높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면서 전체 가구의 실질소득은 5개 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113만1000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감소했다. 소득이 뒷걸음친 가구는 1분위가 유일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1041만3000원)은 전년보다 3.7% 늘었다. 모든 분위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1분위 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데는 지난해 정부가 지급한 재난지원금의 영향이 컸다. 이들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20% 넘게 늘었지만 재난지원금이 포함된 공적(公的) 이전소득은 15.3%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해 3분기 국민 88%에게 1인당 25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올해 재난지원금이 없어지면서 모든 분위에서 공적 이전소득이 감소했다. 1분위 가구는 전체 소득에서 공적 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넘는 만큼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다. 5분위 가구 소득이 1분위 가구 소득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5분위 배율은 5.75배로 1년 전(5.34배)보다 높아졌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