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각형 찬합에 여덟 가지 형형색색의 음식이 놓이고 가운데 밀전병이 놓여 총 아홉을 이룬다. 전용 그릇은 옻칠 나무이나 유기 은기 도자기 그릇 등도 쓰인다. 옛 밀쌈에서 유래한 구절판의 흔적은 1900년대 요리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요즘은 정통 고급 한식의 상징처럼 됐다. 곱디고운 채와 얇디얇은 밀전병은 요리사의 정성과 솜씨를 확인하는 절차인 듯하다. 밀쌈에 하나하나 재료를 놓아 말아 먹는 수고는 기다림의 즐거움을 일깨운다.
이윤화 음식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