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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고강도 업무 싫다면 트위터 떠나라”

입력 | 2022-11-18 03:00:00

직원들에 사내 이메일로 일방 통보
동의하는 링크 안 열면 자동 퇴사
NYT “회사 비판한 직원 20명 해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가 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한 행사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근 트위터를 인수한 그는 16일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고강도 근무가 싫다면 퇴사하라고 종용했다. 뉴욕=AP 뉴시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의 갈림길(A fork in the road).”

16일(현지 시간)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직원들은 이런 제목의 사내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발신인은 지난달 27일 트위터 인수를 마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이날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고강도 업무를 받아들이지 않을 거면 회사를 나가라”고 일방 통보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NYT 등이 입수한 해당 이메일에 따르면 머스크는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에서 우리는 극도로 강해져야 한다. 이는 높은 강도로 장기간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직 뛰어난 업무 실적을 내는 사람만이 합격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직원들을 압박했다.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혹독한 조건을 감수하면서 회사에 남을 것인지를 묻는 이메일을 보내면서 답신 기한을 다음 날인 17일 오후 5시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트위터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내용의 링크를 열어보지 않은 직원들은 자동적으로 퇴사 통보 처리될 예정이다. 이들에게는 퇴직금으로 3개월 치 급여가 제공될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를 향한 머스크의 ‘칼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수 일주일 만인 이달 초 그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사전 통보 없이 하룻밤 사이 직원의 절반 수준인 3700여 명을 해고했다. 이 과정에서 트위터 내 윤리 담당 부서 직원들을 모두 해고해 트위터의 향방에 우려를 키웠다.

NYT는 집단해고 이후에도 머스크 본인 또는 회사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직원 최소 20명이 해고됐다고 전했다. 재택근무도 폐지됐으며, 직원들은 최소 주 40시간 이상을 사무실에 머물 것을 강요받았다고 한다.

집단해고 사태에 따른 ‘후폭풍’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14일 해고된 한 직원이 트위터를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제출된 고소장에 따르면 이 직원은 “트위터에서 근무했던 마지막 날에 주 노동법에 따른 최종 급여는 물론 복리후생비 등 받아야 할 돈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집단소송을 통해 현재까지 해고된 다른 트위터 직원들을 함께 대변할 계획이다.

머스크의 독단적 경영 방식에 광고주들이 잇따라 광고 중단을 선언하며 ‘트위터 위기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아우디, 유나이티드항공 등에 이어 13일 글로벌 광고대행사인 옴니콤 역시 광고를 중단했다. 머스크는 14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조만간 트위터를 이끌 새로운 리더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