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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이크론 “반도체 20% 감산”… 대형마트 ‘타깃’ 순익 반토막

입력 | 2022-11-18 03:00:00

美반도체-유통업계 ‘우울한 겨울’
경기 비관론 확산, 유가 다시 하락세



마이크론 공장 전경. 마나사스=AP 뉴시스 


미국의 대표적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20% 감산에 돌입한다고 밝히는 등 반도체 시장에 겨울이 오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마이크론은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이 3위이며 낸드 시장에선 5위인 주요 반도체 기업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도 연말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감원을 시작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마트 ‘타깃’도 4분기(10∼12월) 실적 악화를 예고했다.

마이크론은 16일(현지 시간) 자사 회계연도 2023년 생산량을 올해 6∼8월 대비 20% 줄인다고 밝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올해 수요가 감소한 메모리칩의 과잉 생산으로 재고 정리가 어려워지자 내년도 칩 공급을 줄이고 설비 투자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PC 판매가 줄어들고 있어 이들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재고가 쌓이는 걸 방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9월 설비 투자를 30%가량 감축한다고 발표했던 마이크론은 추가로 투자를 줄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산자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16일 “마이크론은 재고 규모를 조정하기 위해 과감하고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시장 상황을 살피며 필요에 따라 추가 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감산을 예고함에 따라 반도체 시장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6.7%), 엔비디아(―4.5%), 퀄컴(―4.20%) 등 미 주요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락했다.

미국의 소비 심리를 판단하는 바로미터인 아마존, 타깃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인 약 1만 명 규모의 감원을 앞두고 있는 아마존의 디바이스 부문 데이비드 림프 부문장은 팀원들에게 “해고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실업급여 등을 잘 챙기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직원들이 아마존 내부 통신망에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경영진에 대한 분노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형마트인 타깃은 이날 3분기(7∼9월)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줄었다고 발표했다. 최대 성수기인 4분기에도 매출 감소가 예상돼 타깃의 주가는 이날 12% 급락했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CEO는 “고객들의 소비가 인플레이션과 금리, 경제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비관론이 확산되자 오름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다시 하락세로 마감해 최근 3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33달러(1.53%) 하락한 배럴당 85.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