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버스 입석 승차 금지 첫 날 오전 수원시 우만동4단지 버스정류장 앞에서 승객들이 줄을 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실제 이날 오전 7시15분 경기 수원과 서울역을 오가는 8800번 광역버스는 차고지 출발 6정거장 만에 만석이 됐다.
이 때문에 구법원사거리·아주대학교삼거리 등 정류장에서 출근을 준비하던 시민들은 정류장을 지나치는 버스를 바라만 봐야했다.
광역버스 입석 승차 금지 첫 날 오전 수원시 구법원사거리 버스정류장 모습. 8800번 버스에 남은 좌석이 없다는 안내문구가 송출되고 있다. /뉴스1
평소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했던 시민 일부는 이날 버스 대신 지하철을 선택했다. 수원역에서 만난 시민은 “회사가 종로에 있는데, 무작정 버스를 기다릴 수 없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이곳(수원역)으로 왔다”며 “시간은 더 걸리지만, 출근은 확실히 보장되지 않냐”고 말했다.
18일 오전 6시30분께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시민 대여섯명이 줄지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2022.11.18./뉴스1
오전 6시30분께 찾은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 한 버스정류장. 평소에는 서울 강남과 잠실로 가는 광역버스에 올라타기 위해 긴 줄이 형성되지만 이날은 시민 10여 명 정도만 보일뿐 한산한 모습이었다.
버스 1~2대는 보내야 겨우 탈 수 있었던 시민들은 여유롭게 버스에 몸을 실었고, 시민들과의 실랑이를 걱정했던 버스기사도 순조로운 운행을 했다.
강남으로 출근한다는 A씨(30대)는 “오늘부터 광역버스 입석이 전면 금지된다고 해서 걱정됐는데 평소보다 한산해 놀랐다”며 “좌석도 여유로워 편하게 버스를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호평동 버스종점에서 만난 광역버스 기사 B씨는 “첫 차 운행 때는 44석이 꽉 차는데 오늘은 만석이 안 됐다. 이런 적은 거의 없었다”며 “입석금지를 불편해 하는 시민들과의 싸움이 일어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일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시민들이 버스 대신 자가용이나 지하철 등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우려했던 버스대란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잠실로 출퇴근하는 정정우씨(28)는 “회사에 경기도에서 출퇴근하는 직원이 많다. 그래서 입석금지에 대한 불만이 크다”며 “이 동료들이 오늘부턴 지하철이나 자가용을 타고 출근한다고 했다. 장난식으로 ‘우리가 버스를 불매한다’는 식으로 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와 경기도에 따르면 KD운송그룹 계역 13개 운수업체는 이날 첫 차부터 입석금지를 전면 시행했다.
이는 35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후 안전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사고를 예방하고자하는 차원이다.
13개 업체는 경기고속·경기버스·경기상운·경기운수·대원고속·대원버스·대원운수·이천시내버스·평안운수·평택버스·화성여객·명진여객·진명여객 등이다.
KD운송그룹 노동조합의 입석금지 선언으로 하루 출근시간 오전 6~9시, 퇴근시간 오후 5~10시 사이, 승객 2393명이 이용에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