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신도 성폭행·성형수술 강요 튀르키예 사이비 교주…징역 8658년

자신의 채널 A9을 통해 방송하고 있는 아드난 옥타르. 유튜브 ‘Sohbetler’ 갈무리

TV 채널 등을 운영하며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한 튀르키예의 사이비 종교 단체 교주가 8000년이 넘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영국 BBC,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탄불 법원은 16일(현지시간) 재심에서 성폭력, 미성년자 학대, 인권 침해, 범죄 단체 조직 등 15개 혐의로 기소된 아드난 옥타르(66)에게 징역 8658년을 선고했다.

‘진정한 무슬림의 전파자’를 자칭한 아드난은 종교 단체를 설립하기 이전부터 크고 작은 사건들로 튀르키예 당국의 제재를 받아왔다. 1980년에는 대학을 중퇴한 후 신정(神政) 혁명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바 있으며 ‘하룬 야햐(Harun Yahya)’라는 필명으로 창조론을 옹호하고 반진화론을 주장하는 책을 쓰기도 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아드난은 TV 채널 ‘A9’을 설립하고 ‘키튼스(새끼 고양이)’라고 명명한 여성 신도 집단에게 둘러싸인 채 종교와 정치에 대한 견해를 설파했다. 아드난은 방송에서 “이슬람 여성들은 자신을 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신의 채널 A9을 통해 방송하고 있는 아드난 옥타르. 유튜브 ‘Sohbetler’ 갈무리

방송에 출연한 일부 신도들의 복장 때문에 외설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그는 출판·방송·종교 활동을 통해 계속해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위세를 떨치던 아드난은 한 신도가 그의 성폭행과 피임 강요사실을 폭로하며 무너졌다.

압수수색 결과 아드난의 주거지에서는 6만 9000개에 달하는 피임약이 발견됐다. 그는 신도 다수와 함께 종교적 가르침을 구실로 여성들을 세뇌했으며 성착취물을 제작해 피해자들을 협박하기도 했다. 아드난은 2018년 신도 200명과 함께 성폭력, 인권침해, 범죄 단체 조직 등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해 열린 재판에서 그는 징역 1075년 형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지난 3월 튀르키예 항소 법원은 해당 판결이 ‘불완전한 기소’라며 이스탄불 법원으로 되돌려보내 재심을 받게 했다. 아드난은 재심 과정에서 성폭행과 피임 강요뿐 아니라 일부 신도에게 무마취 성형수술까지 강제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스탄불 법원은 아드난이 그의 신도가 저지른 범죄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형량을 8배 늘려 징역 8658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아드난은 제기된 논란들이 모두 ‘도시 전설’이라며 판결에 불복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