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로 들어서면서 기자들과 출근길 문답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은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MBC의 악의적 행태를 언급한 데 대해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 국회 앞에 미국이라는 말을 괄호 안에 넣어 미 의회를 향해 비속어를 쓴 것처럼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거짓 방송을 했다”며 “이게 악의적”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것과 관련해 “우리 국가안보의 핵심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MBC 기자는 “뭐가 악의적이라는 것인가”라고 되물은 바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MBC 기자의 질문에 10가지 이유를 나열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부대변인은 “음성 전문가도 확인하기 힘든 말을 자막으로 만들어 무한 반복했다”며 “MBC 미국 특파원이 가짜뉴스를 근거로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에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마치 욕설한 것처럼 기정사실화해 한미동맹을 노골적 이간질했다”고 했다. 이어 “당시 미 국무부는 ‘한국과의 관계는 끈끈하다’고 회신했지만 MBC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회신을 보도하지 않을 것이면 왜 질문을 한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의 출근길 발언을 두고 “언론은 대통령 발언을 받아쓰고 국정 홍보를 지원하는 지원 기관이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은 비뚤어진 언론관을 언론에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앞으로 언론이 대통령의 잘못을 보고도 모른 채 눈감아야 하는 것이냐. 그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만들려는 자유민주주의인지 답해야 한다”고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