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평소보다 30분 더 기다렸는데도 버스를 못 탔습니다. 지각은 확정이네요.”
18일 오전 7시 반. 경기 의왕시 청계환승버스정류장에서 서울행 광역버스를 기다리던 한 남성 직장인은 동아일보 기자와 얘기하면서 초조하게 휴대전화 화면을 응시했다. 함께 줄을 선 시민 20여 명도 도착 예정 버스의 남은 좌석 수가 공지되는 버스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을 확인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기자도 앱에 접속했는데 버스 상당수가 빈 좌석 ‘0’으로 나와 있었다.
경기도 광역버스의 절반 이상을 운행하는 KD운송그룹이 승객 안전을 이유로 112개 노선 1123대의 입석승차를 이날부터 전면 중단하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 상당수가 불편을 겪었다.
이날 정류장엔 “승객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입석승차를 전면 중단합니다. 도로교통법위반 단속 대상입니다“는 안내문이 붙었고, KD그룹 직원 5명과 경기도 공무원 2명이 투입돼 안내했지만 승객 불만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광역버스 입석 승차는 법적으로 금지돼 있었지만 상당수 버스업체가 출퇴근 시간에 한해 입석 탑승을 용인해 왔다. 하지만 7월 일부 노조가 운수종사자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입석 금지 준법투쟁에 나섰고, 이태원 핼러윈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마지막까지 입석 승차를 허용했던 KD운송그룹도 입석 중단에 동참했다. 사실상 경기지역 전체 광역버스에서 입석 승차가 제한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계획했던 정규버스 12대와 전세버스 3대 증차 물량을 앞당겨 투입하기로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이날 “전세버스 등 20대를 투입하고, 계획된 68대의 차량투입도 내년 초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버스가 실제 투입되는 건 연말부터라 경기도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왕=이경진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