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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타고 노웅래 겨눈 檢…야권 전방위로 수사 확대할까

입력 | 2022-11-19 10:14:00


검찰이 이정근(구속기소)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10억원대 금품을 전달한 사업가 박모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돈을 받았다는 정황을 포착해 전격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박씨가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금품 로비에 ‘허브’(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되고 있어, 검찰 수사가 이 전 부총장과 노 의원을 거쳐 추가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18일 오전부터 뇌물수수·알선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노 의원 자택, 차량,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18일 압수수색은 17일 첫 압수수색에 이은 두 번째 압수수색으로, 검찰은 추가 압수수색으로 노 의원 공용 휴대전화와 자택에서 발견된 현금다발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은 사업가 박씨의 아내를 통해 5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압수수색 당시 제시한 영장에 따르면 노 의원의 혐의는 뇌물수수·알선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이다.

구체적으로 ▲2020년 2월25일 박씨 아내 조모씨로부터 박씨 운영 발전소 납품 사업 관련 부탁을 받고 21대 국회의원 선거비용 명목으로 현금 2000만원 ▲같은 해 3월15일 조씨 통해 박씨가 추진하는 용인 물류단지 개발사업 실수요검증 절차 관련 청탁을 받고 1000만원 ▲같은 해 7월2일 한국철도공사 보유 폐선부지 빌려 태양광 전기를 생산·판매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같은 해 11월22일 지방국세청장의 보직인사에 관한 청탁과 함께 현금 1000만원 ▲한국동서발전 임원 승진인사에 관한 청탁과 함께 현금 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노 의원에게 돈을 줬다는 박씨는 이 전 부총장의 10억원대 알선수재 혐의와도 관련된 인물이다.

이 전 부총장은 2019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수십회에 걸쳐 박씨로부터 9억4000여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됐다. 이 전 부총장도 노 의원과 마찬가지로 각종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이 전 부총장으로부터 선거비용 등 명목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에 대해 잘 아는 서초동의 변호사는 “박씨와 이 전 부총장은 일종의 허브”라며 “박씨는 특정 인사로부터 받은 돈, 또는 자신이 마련한 자금을 이 전 부총장을 통했든, 통하지 않았던 정치인에게 전달하고 청탁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씨가 자신의 계좌를 사용하지 않아 정확한 자금 전달 경로는 불명확하지만, 검찰이 수사로 경로를 확인하기만 하면 돈을 받은 정치인 등에 대해 수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때문에 박씨나 이 전 부총장을 수사 중인 검찰의 수사망에 이 전 부총장이나 노 의원 외 다른 정치인이 추가로 포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부총장의 공소장에는 문재인 정부 장관급 인사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여명의 실명이 담기기도 했는데, 이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있다.

이들의 실명은 이 전 부총장이 박씨에게 유력 인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과정에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