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창단 2년 첫 우승 주역 김강민 철저한 자기 관리로 40세 MVP 등극 작아도 실천 가능한 생활 습관 중요 노년층 인지 기능, 건강 유지 도움
40세 최고령으로 한국시리즈 MVP에 뽑힌 SSG 김강민. 그는 철저한 자기관리로 개인 통산 5번째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번 시즌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SSG를 창단 두 시즌 만에 처음 정상으로 이끈 김강민(40)은 2년 전부터 홈게임을 앞두고는 저녁 식사 때 대부분 파스타를 먹고 있다. “게임 전 먹으면 좋은 음식이라고 해서 파스트를 들었더니 결과가 좋더라고요. 몸에 부담이 덜하면서 힘도 나고요. 샐러드나 시금치가 들어간 파스타나 알리오올리오를 선호합니다.”
●“혈당이 완만하게 올라가고 에너지원 충분”
40세 김강민(왼쪽)이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된 뒤 동료 선수, 구단 관계자와 기뻐하고 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운동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파스타를 찾는 경우가 많다. 박재현 한양대구리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파스타의 당지수(Glycemic Index)가 50~55정도로 높지 않으며 복합탄수화물로 혈당이 완만하게 올라가 오랜 기간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수정 차의과대학 스포츠의학과 교수는 “파스타는 한식처럼 많은 반찬이 필요하지 않고 탄수화물 비중이 높으며 단백질, 지방 보다 빠르게 소화, 흡수될 수 있는 메뉴”라며 “운동 중 탄수화물은 근육과 중추신경계의 연료로써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파스타의 장점을 높이려면 통밀을 사용해 요리하면 더욱 좋다고 한다. 통밀 파스타는 적은 양에도 포만감을 주며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고질 햄스트링에 경기 중 근력 운동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고령 MVP에 뽑힌 SSG 김강민(40)은 평소 철저한 자기관리로 롱런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체 근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김강민. MK스포츠 제공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고령 MVP에 뽑힌 SSG 김강민(40)은 평소 철저한 자기관리로 롱런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체 근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김강민. MK스포츠 제공
김강민은 “우리팀 트레이닝 파트에게 나는 요주의 인물이다. 다른 선수들이 며칠에 한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나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했다”며 “신체 부위별로 나눠 하고, 상체와 하체로 나눠 하고, 스피드 훈련도 했다. 트레이닝 파트가 정말 신경을 많이 써줘 더 챙겨줘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허수정 교수는 “햄스트링 부상 재발을 막으려면 신장성 근력운동과 순간적으로 빠르게 수축하는 모드에서의 운동(플라이오 매트릭 등)이 필요하다”며 “햄스트링 근육 뿐 아니라 엉덩이 근육, 후면 사슬 그룹의 근육들을 골고루 좋은 기능으로 유지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강민은 8시간 수면 원칙도 지키기 위해 야간 경기를 마친 뒤 불필요한 활동은 하지 않았다. 체중도 베스트 수치인 89㎏을 늘 유지하고 있다.
●추신수 덕분에 다시 찾은 야수 본능
2022 한국시리즈에서 경기 전 몸을 풀고 있는 40세 동갑내기 김강민(오른쪽)과 추신수. 주현희 스포츠동아 기자 teth1147@donga.com
김강민은 근육을 단단하게 채우면서 마음은 비웠다고 한다. “20,30대처럼 운동할 수 있는 몸은 아닙니다. 오늘 한 게임 풀로 하면 다음날 베스트 컨디션으로 나갈 수 없어요. 무리하지 않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만 집중했죠. 욕심을 비우니까 모든 게 편해지더라고요. 뛰는 순간이 행복할 뿐입니다.”
김강민은 자신을 이빨 빠진 짐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와이번스가 랜더스에 인수된 뒤 더 혹독하게 훈련했다. 새로운 팀에서 우승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됐기 때문이다. 이제 선수로서 해볼 건 다 해본 것 같다. 팀에 민폐가 되면 바로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 그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40대 중반에도 뛴 이치로의 집요한 습관
철저하게 루틴을 따르며 40대 중반을 넘어서까지 선수로 뛴 스즈키 이치로. 아사히신문 홈페이지 캡쳐
인기 포수로 이름을 날린 홍성흔은 한 방송프로그램에 나와 선수 시절 주꾸미를 먹고 홈런을 친 뒤 주꾸미를 매일 섭취해 4경기 연속 홈런을 친 적이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운동이 직업인 선수들은 위장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식단을 짜야 게임에 안정감 있게 집중할 수 있다. 골프 선수들은 대회 때 생선회 같은 날 음식을 멀리하기 마련이다. 허수정 교수는 “소화가 잘되거나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주는 메뉴를 정해 놓고 식사를 하면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세계적인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명상과 일기쓰기를 하고 있다. 투자가 워런 버핏은 매일 아침 신문을 읽는다.
● 계단 걷기, 그림 그리기 등 규칙적인 일상 반복
일상에서 계단걷기 같은 루틴을 정해 실천하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정란지 씨 제공
등하교나 출퇴근 때 지하철역에서 계단 이용, 점심 식사 후 걷기, 1주일에 몇 번은 동네 산책이나 자전거를 탄다면 1일 운동권장량을 충족할 수 있다. 또 정해진 시간에 스포츠 게임, 그림그리기, 악기 연주, 노래 부르기 등 취미 생활을 하거나 독서클럽 등 지역사회 활동에 관심을 가지면 몰입과 성취감을 통해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약을 같은 시간에 복용하고 열쇠를 늘 제 자리에 두면 약을 머었는지 안먹었는지 헷갈리거나 잃어버린 물건을 찾느라 헤매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 대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확보하게 된다. 코칭심리전문가인 정그린 그린코칭 솔루션 대표는 “루틴은 무의식적인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운동, 식단 등 평소 습관적인 관리가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제 올해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새해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미리 작지만 의미 있는 루틴들을 만들어 정리해보면 어떨까. 물론 절제와 노력을 통한 쉼없는 실천은 필수. 새로운 인생이 열릴 수도 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