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2022.11.18 뉴스1
MBC 기자들의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로 불거진 대통령실과 MBC 간 갈등이 확전되는 양상이다. 대통령실은 18일 윤 대통령에게 항의성 질문을 한 MBC 기자의 행위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잠정 중단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 브리핑에서 “도어스테핑은 역대 정부에서 한 번도 시도된 바 없는, 국민과의 새로운 소통방식”이라면서 “그런 자리에서 지난주 금요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도어스테핑을 포함해, 재발 방지를 포함해 이 사안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 “소개해 드릴 내용이 있으면 나중에라도 안내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기주 MBC 기자(오른쪽)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이 끝난 후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22.11.18 뉴스1
여야는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MBC를 겨냥해 연일 맹폭을 퍼부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을 겨냥해 “좁쌀 대응”이라며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20일 “(MBC) 박성제 사장과 현 보도국 간부들이 계속 버티는 한 MBC는 대한민국 언론의 수치일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기자 출신인 국민의힘 김종혁 비상대책위원은 MBC 기자를 가리켜 “팔짱 끼고 슬리퍼 신고 회견장에 서 있는 모습은 기자라기보다 주주총회장 망가뜨릴 기회를 찾고 있는 총회꾼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가히 꼬투리 잡기의 달인”이라며 “언론의 자유는 기자의 복장보다 대통령에 대한 예의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복당 신청을 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MBC 기자가 슬리퍼를 신었다는 응대는 좁쌀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