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수 고신대 총장
취임 5개월을 맞은 이병수 고신대 총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곳곳에서 의료선교와 교육봉사 활동을 펼쳐 학교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보건 의료기술이 상대적으로 낮은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의료 지원과 봉사 활동을 확대하고 이 지역의 유학생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입니다.”
고신대 이병수 총장(65)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신 이니셔티브 인 아프리카(KIA·Kosin-Initiative-In-Africa)를 4년의 임기 내 추진할 핵심 과제로 삼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KIA는 고신대가 아프리카 지역에서 의료 선교와 교육 활동을 주도적으로 펼쳐 학교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뜻한다. 이 전략이 안착하면 고신대는 국내 한 지역대학에 그치지 않고 세계가 주목하는 곳이 될 거라는 게 이 총장의 생각이다. 고신대는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재단에서 1946년 설립한 종합대학으로, 부산 14개 4년제 대학 중 부산대와 동아대 등과 함께 의과대학을 둔 3곳 중 하나다.
아프리카 현지 대학 등과 힘을 합쳐 의대를 운영하는 것이 KIA의 핵심 전략이다. 올 6월 취임한 이 총장은 “카메룬에 의대 설립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2026년부터는 고신대 의료진이 현지에서 진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탄자니아와 에스와티니 등에도 의대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고신대 출신 의사 등이 현지에서 진료를 하면 다양한 시너지가 나올 것으로 이 총장은 기대하고 있다. 이 총장은 “아프리카는 인구 대비 의료진이 우리나라의 100분의 1 수준으로 감염병 등에 취약하다. 과거 공적개발원조(ODA)의 수혜를 받던 한국이 이곳에서 의료 봉사에 나선다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우리를 높게 평가해 국위가 선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학생은 학기 중 수업으로 저개발 국가의 의료 지원과 봉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국제적 감각을 쌓는 것은 물론 ‘남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린 고 이태석 신부 같은 인물이 우리 학생 중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런 활동으로 좋은 이미지를 쌓은 고신대는 아프리카의 인재를 유학생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이 총장은 “뛰어난 아프리카 청년이 부산 고신대의 다양한 학과에서 공부하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며 “유학비는 지역 교회의 후원으로 충당할 수 있다. 우수 인재의 판별은 곳곳에서 활동하는 해외 선교사가 맡을 것”이라고 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대학 문제의 해결책을 외국에서 찾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이 총장은 고신대에서 전문성을 쌓은 아프리카 청년이 자신이 태어난 조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기여하는 인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이런 공헌 활동으로 고신대는 교육부의 대학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관련 연구를 위한 보조금 지원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고신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리폼드 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 박사를 취득했다. 2015년 8월부터 올 5월까지 고신대 국제다문화사회연구소장을 맡아 이주민과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와 현장 지원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