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동티모르 IOB대 방문교수
최근 한-아세안 정상회의 중에 윤석열 대통령은 아세안과의 외교관계를 격상시키는 것을 제안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인지한 결단으로 이해한다. 같은 날 아세안 정상회의는 11번째 회원국으로 동티모르를 원칙적으로 인정했다.
앞으로 동티모르는 정상회의를 포함한 아세안의 주요 모임에 참석할 수 있게 된다. 동티모르 대통령 조제 하무스 오르타는 현 상황에 대한 필자의 질문에 “동티모르는 내년 42회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제시할 로드맵과 함께 호흡을 맞출 것이며 정식 가입을 위한 시기를 조율하는 선상에 있다”고 답했다.
동티모르가 아세안 가입의 꿈을 품은 시점은 포르투갈로부터 독립의 기운이 싹틀 무렵 현 대통령 오르타로부터 시작한다. 인도네시아에서 독립을 회복한 2002년부터는 아세안 부속 행사에 참관국 자격으로 초대받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동남아시아 우호협력조약에 서명해 아세안 가입을 준비했다. 하지만 가입신청서 접수는 2011년 3월 4일에야 가능했다.
동티모르가 아세안의 정회원이 되는 시기를 예측하는 가까운 변수는 ‘42회 아세안 정상회의 일정’, ‘동티모르 지도자의 아세안 카드 활용 전략’, ‘2023 동티모르 총선 결과’, ‘로드맵 요구사항의 난이도’, ‘로드맵 요구에 대한 이행 속도’, 그리고 지금 형성된 ‘호의적인 아세안 여론의 지속성’이다.
최근 2년처럼 하반기에만 정상회의를 한다면 로드맵의 조건을 동티모르가 내년 내에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의장국이었던 2011년에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열렸다. 따라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상반기와 하반기에 열린다면 동티모르에는 준비할 시간을 둔 두 번의 정상회의 기회가 생겨 로드맵 시기를 맞추는 데 유리하다. 2023년은 동티모르가 본격적으로 지구공동체의 행위자로 데뷔하는 해가 될 것이다.
앞으로 동티모르의 행정은 세계화와 표준화가 가속화될 것이며 한국은 수혜국으로만 봤던 관점에서 ‘파트너로도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들을 잘 이해하며 도전하려는 한국인에게 ‘협업하는 파트너십 역량’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8월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한국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의 일환으로 한-아세안 상생연대 강화를 표명했었다. 글로벌 중추국가 대한민국의 비전이 11번째 회원국 동티모르에도 온전히 투영되길 고대한다.
최창원 동티모르 IOB대 방문교수